트럼프 재집권하면 일본 시장 폭망?···美 대선이 몰고 올 파장들

연승 기자 2024. 7.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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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적 공화당 당선 호재" vs "불확실성 감소 덕분"
日증시 두고는 "미중 갈등 반사이익" vs "엔저 용인 안하면 악재"
'가상화폐에 유화적' 트럼프 입장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약세
[서울경제]
AP 연합뉴스

지난주 미국 대선후보 토론 이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을 깬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 회복세,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급등 등이 작용했지만 일각에서는 기업 친화적인 공화당의 재집권 가능성 증가를 호재로 보는 반면, 불확실성 해소 덕분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식뿐만 아니라 미 국채와 달러, 가상화폐, 아시아 자산시장 투자자 등도 향후 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미 대선 판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들어 강세 흐름을 지속 중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주가지수는 첫 대선후보 토론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0.41% 하락했지만, 이번 주 들어 내리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올라간 반면 '고령 논란' 속에 민주당 내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나온 흐름이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텀튀스트 수석 전략가는 경제매체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미 증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측 사이트 '프레딕트잇'이 집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S&P500 흐름 사이의 3개월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0.31로 나왔는데, 이는 특별히 높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요소들보다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와 S&P500 간의 상관관계는 거의 0에 가까웠다.

그는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반드시 트럼프 표 정책을 응원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시장은 어느 후보든 승리 가능성이 올라가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세와 규제 철폐를 내세웠던 만큼 그의 당선 자체가 증시에 호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공화당이 일반적으로 더 기업친화적으로 인식되는 만큼 주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친환경 전환 속도 조절에 따른 정유주 상승 가능성 등 개별 수혜주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엔저와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최근 활황세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증시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유망한 아시아 시장으로 일본이 꼽힌 가운데 5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5일 장 중 한때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4분께 전날 종가인 40,913보다 약 200포인트 오른 41,100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장중 최고 기록인 3월 22일의 41,087을 넘어선 것이다.그 뒤 닛케이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에 내림세로 돌아섰고, 전날 종가보다 1포인트 하락한 40,912로 장을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엔화 가치 약세 속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60% 이상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경책을 취할 경우 투자 자금이 중국을 빠져나와 일본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베스코자산운용의 기노시타 도모 전략가는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엔저가 일본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 이외 아시아 대부분 증시가 수혜를 보겠지만 제조업 기업 위주인 일본 증시의 수혜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정부 1기 첫 1년간 토픽스지수가 달러 기준 30% 가까이 올라 S&P500지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증시 지수 상승률 약 20%를 웃돌았던 점도 일본 주식 투자를 긍정적으로 볼 요인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RBC자산운용아시아의 재스민 두안 선임 전략가는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엔저가 지속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엔화 절상을 강제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반대로 중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 속에 달러 강세 및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대선후보 토론 이후 상승해 이달 초 4.5%에 근접한 바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대로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1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5번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을 줄이고 재정지출을 늘리면 장기 채권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며, 자산운용사들은 대선후보 토론 이후 단기 채권을 매수하고 장기 채권을 매도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달러의 경우 대선의 승부 추가 트럼프로 점차 옮겨가자 가치가 빠르게 상승했으며, JP모건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와 더욱 강경한 이민정책을 약속한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와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수출 촉진을 위해 ‘약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화폐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유화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그의 당선 가능성 증가는 호재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달 한때 70,000달러 선을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가파르게 내리고 있으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일주일 사이 11% 넘게 하락하며 55,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악재뿐만 아니라 가상화폐에 친화적이지 않은 더 강력한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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