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차 갇힌 2살 딸 구조 안 하고 촬영…“그렇게 번 돈 좋습니까”

정봉비 기자 2024. 7. 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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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유튜버 부부가 무더위 속 차에 갇혀 울고 있는 두 살 딸아이를 곧바로 구하지 않고 반응을 지켜보는 영상을 올렸다가 많은 지탄을 받고 영상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만82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라우나의 가족'을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가 5월24일 '타오르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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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 급한데 녹화…딸 30분 갇혀
일본 유튜버 부부 영상 삭제·활동 중단
유튜브 채널 ‘라우나의 가족’을 운영하는 부부가 5월24일 올린 ‘타오르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영상 속 나노카의 모습.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일본의 한 유튜버 부부가 무더위 속 차에 갇혀 울고 있는 두 살 딸아이를 곧바로 구하지 않고 반응을 지켜보는 영상을 올렸다가 많은 지탄을 받고 영상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만82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라우나의 가족’을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가 5월24일 ‘타오르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에서 아이들의 아빠는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유치원에 간 아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두 딸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했다. 그는 먼저 두 살짜리 큰 딸 나노카를 자동차 뒷자석에 앉혀놓고 문을 닫았다. 곧 둘째 딸을 뒷자석 반대편에 태우려 했지만 나노카가 실수로 차 문을 잠궈버렸다. 차 키는 차량 내부에 있는 상태였다.

긴급한 상황에서 아이 아빠는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도움을 구하는 대신 아이의 반응을 영상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긴급 상황. 나노카가 차에 갇혀 버렸다. 차는 잠겼고 나노카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외쳤다.

영상에서 나노카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울고 있었고 아빠는 밖에서 나노카에게 차 문을 여는 법을 알려주려 했다. 하지만 2살짜리가 스스로 하기엔 버거워 보이는 일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유튜브 채널 ‘라우나의 가족’을 운영하는 부부가 지난달 3일 사과영상을 게재했다. 유튜브 채널 ‘라우나의 가족’ 갈무리

해당 장면을 찍은 뒤에도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열쇠 수리공에 연락했고, 결국 열쇠 수리공이 나노카를 차 밖으로 꺼냈다. 이 과정에서 나노카는 뜨겁게 달아오른 차 안에 30분 넘게 갇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많은 일본 누리꾼들을 분노케 했으며 일본의 주요 뉴스 매체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부모들이 미쳤다.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고 너무 무서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누군가가 침착하게 이를 촬영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려 얻은 돈이 좋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앞서 일본에서 아이가 차에 방치돼 사망한 사건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오카야마현에서는 53살 할머니가 두 살 된 손자를 차에 9시간 반 동안 방치한 끝에 숨진 사건이 있었다.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조사관들은 차 내부 온도가 40도를 넘었을 것으로 봤다. 2022년 9월 시즈오카현에서도 유치원 통학버스에 홀로 5시간가량 갇혀 있던 3살 여아가 열사병으로 숨지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부는 지난달 3일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아이의 아빠는 “모두 내 책임”이라며 “계속 유튜브 영상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고 한다”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논란이 된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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