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구, 응원 유발하는 '샤이 가이'의 로맨스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로맨스 가이'는 아닌데, 응원을 유발한다. '상남자' 엄태구를 다시 보게 하는 반전이다. 이럴 줄은 진짜 몰랐다. .
엄태구는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연출 김영환, 극본 나경)에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 서지환 역을 맡아 '반전 매력'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그의 외양은 무감정, 무표정에 '올블랙 패션'으로 위압감을 발산한다. 하지만 내면은 부끄럼쟁이다. 수시로 남몰래 이불킥하는 귀여운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엄태구가 '이런 연기를 한다고?' 할 정도로 반전 그 자체다.
"배우 엄태구"라 하면 쉽게 떠오르는 인상은 '악(惡)'이다. 그는 2007년 영화 '기담'으로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악역만 한 것도 아닌데, 강렬한 외모 탓인지 유독 '악'의 이미지만 떠오른다. 그는 2013년 실제 친형인 엄태화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잉투기'에서 주연을 맡은 후,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2014년 KBS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도꾸 역을 맡아 멱살 잡고 흔들고 싶은 빌런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훔쳤다. 또 2015년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우곤 역을, 2016년 영화 '밀정'에서 하시모토 역을 각각 맡아 악랄한 연기를 뽐내며 '악역 전문 배우'로 등극했다. 선역이었던 영화 '베테랑', '가려진 시간', '택시운전사', '어른도감', '안시성', '판소리 복서' 등의 이미지는 언급하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을 정도.
이런 '악역 대표 배우' 엄태구의 이미지는 "'놀아주는 여자'로 쇄신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태구 특징인 쉰 듯한, 중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는 변함이 없지만 연기는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접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연기의 맛이 달라진 엄태구다.
'놀아주는 여자'에서 엄태구(서지환 역)는 어두운 과거를 깨끗하게 청산, 사회적 기업 목마른 사슴을 운영하고 있다. 새 삶을 살아가던 중, 한선화(고은하 역)를 만나게 된다. 엄태구는 극 중 한선화와 우당탕퉁탕 첫 만남 이후 급작스럽게 찾아온 사랑이라는 손님 때문에 헤매며 반전매력을 뽐낸다. 동생들에게 압도적인 포스를 풍기는 '큰형님'이지만, 한선화 앞에서만은 '연애 고자'로 감정 표현 제대로 못하는 샤이 가이가 된다. 나름의 질투심도 드러내고, 서툰 행동으로 한선화를 답답하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한선화의 곁을 지키면서 듬직한 '로맨틱 가이'로 대변신한다.
매회 끊임없이 등장하는 엄태구의 반전 연기는 '놀아주는 여자'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잔뜩 인상을 쓰다가도 한선화가 다가오면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고, 실수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킨다. 무엇보다 '연애 초보'라는 극 중 설정이 엄태구를 응원하게 하는 색다른 상황으로 번진다. 올해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던 '로맨스 가이'들과 다르다. 설렘을 유발하는 상황이 와도 우물쭈물하는 답답한 모습에 등짝을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알고 보면, 냉정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따뜻한 심성을 가졌기에 시청자들이 그의 로맨스를 응원하게 된다. 감정표현을 주저하는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그냥 해"라고 소리 지르게 된다.
더욱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엄태구-한선화의 관계성. OCN 드라마 '구해줘2'에서 한선화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로맨스를 이번 '놀아주는 여자'로 대신 보여주는 듯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엄태구를 향한 응원 덕분일까. '놀아주는 여자'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도 꾸준히 2%대 중반을 유지 중이다. 3회 1.9%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4회부터 8회까지 2%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시청률의 변화가 소폭이지만 꾸준히 상승한다는 점. 지난 4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2.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인기 예능과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는 엄태구. '샤이 가이 로맨스'로 그동안 자신을 대표했던 '악역' 이미지를 떨쳐냈다. 그는 '놀아주는 여자'로 로맨틱 코미디 연기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현타는 항상 왔었다. 매일매일 쉽지 않았다"고 로맨스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엄태구의 변신은 아찔한 쾌감을 선사한다.
'놀아주는 여자'로 '샤이 로맨스 가이'로 이미지 바꾼 엄태구. 그의 또 다른 로맨스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현타는 항상 왔었다"는 엄태구의 말. 그 말은 그냥 마음의 벽장 안에 그대로 넣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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