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퇴진 앞둔 수낵, 의석은 건졌다…'깡통 백작'도 못 끌어내려

득표율 47.5%로 안정적 당선

영국 총리이자 보수당 대표인 리시 수낵이 2일 (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런던 국립 육군 박물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7.0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에 완패한 리시 수낵 총리가 자신의 의석은 지켰다.

BBC 방송에 따르면 북요크셔 리치먼드·노샐러턴 지역구에서 수낵 총리는 47.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노동당 톰 윌슨 후보가 22.4%, 영국개혁당 리 테일러 후보가 14.7%로 뒤를 이었다.

얼굴에 깡통을 뒤집어쓰고 나와 화제를 몰았던 이른바 '빈페이스 백작'(Count Binface)은 0.6%의 득표율로 6위에 그쳤다. 빈페이스 백작의 정체는 코미디언 존 하비다.

그는 수낵 총리를 끌어내리겠다며 생활비 부담 경감을 위해 크루아상의 가격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거는 등 이목을 끌었으나 화제성 대비 실제 득표율은 낮았다.

만약 수낵 총리가 낙선했다면 영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총리가 의석을 잃는 사례가 됐겠지만, 그의 지역구인 요크셔는 보수당의 텃밭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리치먼드발 기사에서 그가 의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지역구인 북요크셔 리치먼드-노샐러튼에 출마한 이른바 '빈페이스'가 5일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7.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리치먼드 주민인 로런스 해서웨이는 우스갯소리로 "리치먼드에서는 숫염소가 출마해도 보수당이면 당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당에 실망한 유권자가 없는 건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파티 게이트'로 몰락했고,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45일간의 짧은 임기 동안 대규모 재정 적자를 초래하는 감세 정책을 내놔 큰 역풍을 맞았다.

억만장자 아내를 둔 엘리트 수낵 총리가 일반 유권자들과 소통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치먼드 주민 존 모리슨(86)은 "그는 정말 시대에 뒤떨어졌지만 난 보수당을 찍었다"며 "많은 이들처럼 난 코를 막고 수낵에게 표를 줬다. 그는 나쁜 놈들 중에선 제일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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