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삼성 오승환의 초여름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삼성의 뒷문이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5연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마무리 오승환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달 28일 수원 KT전부터 4일 KIA전까지 연패 기간 동안 3경기에 등판한 오승환은 단 하나의 세이브도 올리지 못했다. 2이닝을 소화했을 뿐인데 실점은 8실점에 다달았다. 3개의 볼넷과 9개의 안타, 하나의 홈런을 내줬고 실점이 치솟았다. 연패 기간 평균자책은 36.00이다.
오승환은 올시즌 세이브 1위를 기록 중이다. 24세이브로 2위 정해영(KIA)와의 격차가 3개다.
올해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군림하고 있지만 6월말부터 7월에 접어든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의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6월에 한 차례 부진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6월 중순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6월 16일 수원 KT전이었다. 이날 8회말에 구원 등판했던 오승환은 실점을 허용했고 교체 사인이 떨어지자 공을 3루 관중석 쪽으로 던지며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더그아웃에서는 글러브를 내팽개치기도 했다. 평소 ‘돌부처’라고 불린 그의 별명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승환은 박진만 삼성 감독과 면담을 했고 이틀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시 돌아온 오승환은 재정비를 마쳤고 제 모습을 되찾았다. 7월에도 9경기 4패1세이브 평균자책 5.63을 기록했던 오승환은 8월에는 13경기에서 10세이브를 올릴 만큼 기량을 끌어올렸고 9월 이후에는 13경기에서 1승1패7세이브 평균자책 0.63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시즌 오승환은 경쟁을 통해서 마무리 자리를 지켰다.
비시즌 동안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김재윤, 임창민을 데려왔다. 김재윤과 임창민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마무리 투수를 했던 이들이다.
박진만 감독은 경쟁을 통해서 마무리 투수를 선정하겠다고 선언했고 오승환이 결국 경쟁에서 이겼다. 그리고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리며 순항하는 듯 했다.
오승환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겨우내 보강했던 불펜진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태훈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며칠 간의 올스타 휴식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4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마친 삼성은 8일까지 후반기를 준비한다. 9일부터 대구에서 NC와의 3연전을 통해서 다시 시즌을 재개한다.
삼성으로서는 대안책이 없다. 마무리 투수를 대체할 자원도 없고 현재로서는 지금 있는 불펜들이 제 모습을 되찾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올스타 휴식기가 약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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