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이 공영방송 신뢰 회복 적임자? 장난하나"

김예리 기자 2024. 7. 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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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동·사회단체, 대통령실 앞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지명 즉각 철회 촉구
"민영화 음모 꾸미다 발각된 자...어떻게 이런 자를 지명할 수 있나"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90여 노동사회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즉각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태섭 민언련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현업 언론인 단체를 비롯한 언론·노동·사회단체들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90여 노동사회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부적격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 이진숙 후보자는 공영방송 언론인 출신으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밝혔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인 체제 파행운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진숙 후보자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되면 그 역시 국회 탄핵소추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이 초단기 방통위원장이 될지도 모를 인물을 내리꽂는 이유는 단 하나다. 윤 정권의 마지막 방송장악 대상인 MBC를 사영화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섭 민언련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중대 범죄는 MBC 장악이라는 마지막 능선을 넘고 있다”며 “탄핵에 직면해 더 이상 방송장악을 진척시킬 수 없게 된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꼼수 사퇴하고, 그 자리에 방송장악 기술자 이 전 사장이 최종 마름으로 긴급 투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90여 노동사회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즉각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태섭 민언련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어제 이진숙을 두고 '공영방송 신뢰회복 적임자'라 했다. 장난하나”라며 “이진숙이 설치던 MBC는 시민의 지탄과 국민의 외면을 받고 신뢰도 꼴찌 수준으로 추락한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 신뢰가 추락하든, 지지율이 떨어지든 내 임기에 권력을 비판하는 공영방송은 목숨줄을 끊어놓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오기를 목격하고 있다”며 “싸움을 걸어왔으니 한 번 싸워보자”고 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 후보자가 전날 '현 정부가 방송 장악을 했느냐'라고 발언한 것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0년 '국정원의 MBC 장악 시나리오' 역시 제목은 '정상화 전략'이었다. 국정원 시나리오 마지막 단계는 MBC 민영화였고, 그 민영화를 몰래 추진하려 음모 꾸미다 발각된 자가 이진숙”이라며 “어떻게 이런 자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할 수 있나”라고 개탄했다.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90여 노동사회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즉각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호 한국방송기자연합회장,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사진=김예리 기자

MBC 보도국장을 지낸 박성호 한국방송기자연합회장은 공영방송을 '흉기'로 표현한 이 후보자 발언에 빗대어 “세월호 참사 유족을 깡패로 몰고 무참하게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10년 전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였다. 공정방송 요구했던 기자 PD들을 무더기로 해고하고 징계했던 공영방송이 흉기였다”고 했다.

MBC 영상기자인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은 “이진숙씨가 2010년대 MBC에서 벌였고, 이후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했던 이야기 자체가 바로 방송3법, 방송 독립을 보장하는 법, 방통위의 현 문제를 개선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이진숙씨는 그간 발언과 전력으로 인해 향후 공영방송 이사 선임,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등 방통위 주요 의결권에서 방통위법상 제척·기피 대상”이라며 “방통위가 2인 체제로 밀어붙인 모든 결정, 이진숙씨를 위원장으로 강행해 이뤄질 모든 의결은 위법성 시비를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방통위는 상임위원 5명으로 정상화될 때까지 공영방송 3사 이사 선임 등 중요안건 논의를 보류하고 의결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90여 노동사회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즉각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 후보자는 2014년 MBC '세월호 오보 참사' 당시 보도본부장이다. 2012년 MBC 기획홍보본부장 시절엔 MBC 민영화 밀실 추진 논란의 당사자였다. 2018년 대전MBC 사장을 끝으로 MBC를 떠난 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2020년 총선,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등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2021년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를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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