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후보자, 공영방송 이사 교체 마무리할 돌격대장"
"윤 대통령,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즉각 철회하라"
“2010년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려 했던 때 장악 시나리오의 마지막 단계는 MBC 민영화였다. 그때 MBC 민영화를 몰래 추진하려는 음모를 꾸미다 발각된 자가 이진숙이다. 어떻게 이런 자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할 수 있나.”(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되자 언론현업단체,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이진숙 후보자의 MBC 재직 시절 ‘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 ‘노조 불법 사찰’ ‘MBC 민영화 밀실 추진’ 등 과거 행적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현업단체와 92개 언론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영방송 파괴 주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방송의 자유 보장,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을 높이는 것과 정확히 정반대에 서 있었던 인물이 이진숙”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이진숙은 어제 (후보 지명 소감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방송 장악이 있느냐고 이야기했다”며 “이 정권은 방송 장악을 방송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정권이고, 2010년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려 했던 그때의 인식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어 “7월11일 오후 7시 상암동 MBC 광장에서 ‘MBC 힘내라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MBC 장악을 막아야한다, MBC 만이라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 여러분은 광장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은 황상무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MBC는 잘 들어”라며 한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발언을 언급하며 이진숙 후보자 지명에 대해 “그때는 말이었고, 지금은 ‘MBC는 잘 들어’를 행동으로 실천하고 제압하겠다고 만천하에 천명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호 회장은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어제 회견 때 ‘공영방송을 사회적 흉기’라고 했다”면서 “지금이 아니다. 과거 세월호 유족들 깡패로 몰고 무참하게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10년 전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였고, 공정방송 요구했던 저를 비롯해 이용마, 박성재, 최승호 등 기자, PD들을 무더기로 해고하고 징계했던 그 12년 전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진숙 후보자에게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이 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치적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고, 본인의 우익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면 그 포부를 정치 무대에서 실현하라. 어떻게 공정성과 독립성,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을 수행하겠다는 건가”라고 했다.
“이진숙은 원포인트 방통위원, 방문진 이사 선임하면 이진숙 미션은 끝날 것”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을 지명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 MBC를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사퇴 직전 의결한 MBC 등 공영방송 3사 이사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훈기 의원은 “이진숙은 원포인트 방통위원이다. 그 임기가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모르겠지만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을 하면 이진숙의 미션은 끝난다”고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다. MBC 구성원들이 또다시 큰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자랑스러운 MBC 투쟁의 역사를 믿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봉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도 기자회견에서 “이진숙씨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 방통위의 절차를 마무리할 돌격대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방통위를 앞으로도 쭉 대통령이 지명한 2인만으로 운영하겠다는 고집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진숙씨는 당초 국민의힘이 여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으나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하여 야당이 국회 추천을 거부한 인물이다. 삐뚤어진 언론관과 노조를 적대시하는 노동관, 게다가 근거 없는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문제 많은 인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이진숙씨의 발언과 전력은 향후 공영방송 이사 선임,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등 방통위 주요 의결권에서 방통위법상의 제척 기피의 대상”이라며 “방통위는 상임위원 5명으로 정상화될 때까지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 등 중요 안건의 논의를 보류하고 기형적인 2인 체제 의결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진숙이 설치던 MBC는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국민의 외면을 받고 신뢰도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던 최악의 시간들이었다”며 “이진숙 지명은 윤석열 정권의 국정 제1 목표가 공영방송 파괴라는 것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싸움을 걸었으니 물러서지 않겠다. 또 피가 나고 징계당하고 해고가 속출하겠지만 감당하겠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위해 그렇게 해서라도 제 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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