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소환’ 김도영, 20세 나이로 KBO리그 최고 타자 경쟁에 뛰어들다 [전반기 결산]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7. 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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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김도영(20)은 2024 KBO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동시에 역대 최고 타자로 꼽히는 이종범(53)의 전설을 소환하며 KBO리그 최고 타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KBO리그 타자의 역사가 올 시즌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KIA의 고졸 3년 차 내야수 김도영이다. 2003년생의 김도영은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한 KIA 지역 프랜차이즈 출신의 선수다. 2022년 KIA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당시부터 ‘제 2의 이종범’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떡잎부터 남달랐던 주인공.

입단 첫해였던 2022년에는 103경기서 타율 0.237/3홈런/19타점/13도루의 성적에 그치며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음에도 84경기서 타율 0.303/7홈런/66득점/55타점/2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점차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리고 올 시즌 그 가능성을 리그 MVP급 활약을 통해 만개시켰다. 김도영은 타율 0.341/109안타/78득점/23홈런/60타점/26도루/출루율 0.408/장타율 0.622/OPS 1.030의 성적으로 마쳤다. 득점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홈런 2위, 최다안타 3위, 도루 5위, 타율 9위, 타점 12위 등 주요 타격 지표 상위권을 휩쓸었다. OPS가 1.000이 넘는 선수는 현재 리그에서 김도영이 유일하다.

시즌 초반부터 시작한 질주를 전반기 막바지까지 이어간 김도영이다. 4월 10홈런-14도루로 KBO리그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에 성공하며 몬스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는 역대 최고의 호타준족의 선수로 꼽히는 이종범 전 LG 코치나 KBO리그 유일의 40홈런-40도루의 주인공인 에릭 테임즈(전 NC)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이후 가파른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대기록 달성은 문제가 없었다. 6월 23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20홈런을 쳐내며 전반기 종료 전에 이미 20홈런-20도루 클럽을 달성하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썼다.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김도영이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류현진에게 20홈런을 뽑아냈다는 상징성 외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 더 있었다.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것은 역대 1996년, 2000년의 박재홍과 1999년 이병규, 그리고 2015년 테임즈에 이어 김도영이 5번째다.

사진=천정환 기자
또한 김도영은 1994년 LG 김재현 현 SSG 단장(만 18세 11개월 5일)에 이어 역대 최연소 두 번째(만 20세 8개월 21일)로 20-20클럽 기록을 달성했다.

동시에 KIA 선수로는 2018년 로저 버나디나 이후 약 6년만에 해당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KIA 토종 선수로는 지난 2003년 이후 약 21년만에 대기록을 다시 부활시켰다.

이종범 전 코치는 현역 시절 총 3차례 해당 기록을 세웠다. 2003년 20홈런 50도루, 1996년 25홈런 57도루, 1997년 30홈런 64도루를 기록하며 30-30클럽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1997년 이종범 전 코치의 30-30클럽 당시와 비교하면 월등히 빠른 속도로 대기록을 향해가고 있다. 전반기까지 23홈런 26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7개의 홈런과 4개의 도루만 추가하면 테임즈에 이어 9년만이자 국내선수로는 박재홍에 이어 24년만에 30-30클럽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 만약 김도영이 전반기 보여준 타격 페이스와 성적들을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1순위 후보로 계속 거론 될 전망이다. 올 시즌 19개로 실책 1위에 올라 있는 등 아직 경험이 부족한 면도 계속 노출하고 있다. 하지만 김도영이 풀타임 주전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다는 점과 뛰어난 신체 능력 등을 고려하면 그것도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동시에 홈런 부문 2위(23개)에 올라 있는 김도영이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26홈런), 강백호(22, KT) 등과 함께 펼칠 올 시즌 후반기 홈런왕 경쟁에도 계속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4월 10홈런 이후 5월 3홈런에 그쳤던 김도영은 6월 8홈런으로 다시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어 7월 3경기서도 2방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다시 물오른 장타력을 뽐내며 전반기를 마쳤다.

만 20세 이하 타자가 이렇듯 리그 홈런 레이스를 주도한 것은 1997년 고졸 3년차 시즌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이후로는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다. 이승엽은 당시 126경기서 타율 0.329/32홈런/114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타점, 최다안타 부문에서 모두 1위(타율은 2위)에 올랐다. 바로 우리가 기억하는 라이언킹의 전설이 탄생한 시즌이다.

신인부터 시작해 KBO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타자로 거듭난 이후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정후도 홈런 부문 5위 이내로 올라서기까진 6시즌(2022년)이 걸렸다.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도 홈런왕에 오른 것이 입단 5년차 시즌인 2023년이었다.

KBO리그의 모든 상식과 최연소 기록을 경신해나갈 태세의 김도영은 이제 전설을 소화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KBO리그 최고 타자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전반기 최고의 히트 상품이자 슈퍼스타는 김도영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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