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지 않을 수 없는 면접 비책 : 고등인지역량 [공부 뇌 만들기 프로젝트]

2024. 7. 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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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셔터스톡>
2028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며, 같은 맥락에서 대학은 당장 내년부터 무전공 입학제도를 도입합니다. 이러한 제도의 취지는 첫째, 학생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는 것이고, 둘째, 대학 내 학과 간 장벽을 허물어 미래사회가 필요한 역량을 기르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큰 물결 앞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재양성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지난번 글에서 학생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뇌인지 기반 전공역량 모델링 사업’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미래사회가 필요한 역량교육에 대해서도 교육 4.0인 ‘뇌인지 역량강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사회적 인지역량’ 가운데 팀빌딩 기술(Magic Number 6 System)을 기반으로 어떻게 ‘협업’을 해야 하는지도 이미 알려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사회적 인지역량의 두 축 가운데 또 하나인 ‘의사소통역량’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의사소통은 결코 배우기가 쉽지 않는 역량입니다. 상당히 고차원적인 사회적 기술입니다.

사람은 다 자기 만의 고유한 뇌인지행동성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소통의 언어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난 할 수 있어” 라고 말했다 해봐요. 그 사람이 진취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10개 중에 1~2개만 할 수 있어도 자기는 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아효능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반대로 그 사람이 진취성이 낮은 신중한 사람이라면 10개 중에 10개를 다 할 수 있어야 그 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0개 중에 5개 정도를 할 수 있어도 자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개인의 뇌성향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같은 단어를 썼다고 해서 서로 대화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착각입니다. 상대방의 뇌성향을 파악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대화를 끌고 가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겁니다. 우리는 서로 좋은 대화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 독백을 하고 돌아왔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소통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대화의 한 장면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지하철이 너무 복잡해서 지각할뻔 했어”고 말했습니다. 그때 옆에 있는 다른 동료 B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넘 힘들었겠다” 라고 했습니다. 같이 있던 또 다른 동료 C는 “오늘 아침에 지하철이 왜 복잡했어? 무슨 일 있었어?” 라고 역으로 묻습니다. 그렇다면 A는 누구의 대답에 더 공감을 했을까요? B일까요? 아니면 C일까요?

정답은 여러분이 어떤 뇌성향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기대하는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뇌유형을 가진 여성이라고 해봐요. 대개 진취성이 낮아서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대신에 사회성은 높아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하기를 좋아하지만 집에 가서는 관계에 치여서 피곤해 하고, 자신이 맡은 일이나 관계가 되는 일은 칼같이 하지만 다른 일까지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을 정도의 실행력을 지닌 우뇌성향의 사람이라면, B처럼 따뜻한 ’정서적 공감‘의 말을 건네는 ‘자신과 비숫한 부류의 우뇌성향의 사람’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오늘 아침 지하철도 복잡한데 거기서 지각까지 할까봐 가슴 조렸던 자신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알아주고 따뜻하게 공감을 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좌뇌성향의 사람이라고 해봐요. 데이터 기반으로 다소 냉정한 편이고 진취성도 그다지 높지 않고 사회성도 그리 높지 않지만 다만 완벽주의적 실행력을 가져서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해내는 과제 중심의 전형적인 공대출신의 남자라면, ’자신과 비숫한 좌뇌성향인 사람,’ C의 말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호응을 합니다. A는 B의 정서적 공감을 표현하는 말에는 생각만큼 가슴에 큰 울림이 없습니다. 이러한 공감을 잡아내는 안테나가 없거든요.

그보다는 C가 한 말에 정서적인 아닌 ‘합리적 공감’을 합니다. 오늘 지하철이 왜 복잡했는지 본인도 궁금해 하고 있는데, C도 궁금해서 그렇게 질문을 한 겁니다. 이제 두 사람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가 생긴거죠. 필시 A는 검색을 해봤을 것이고 무슨 일이 있어서 그렇게 까지 복잡했는지 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아직도 그 원인을 못찾고 있었다면 동료 C가 그 원인 정보를 알려주기를 기대합니다. 두 사람 다 그 원인을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지요. 사람보다는 확실히 과제 중심적이고 문제해결에 꽂혀 있어요.

그렇다면 위의 이야기에서 소통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다 은연 중에 다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시뮬레이션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멘탈라이징 한다고 합니다. 전전두엽 가운데 브로드만 8, 9번 영역이 그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고 멘탈라이징을 한다는 것입니다. 다 내 마음 같다고 생각한 거지요. 바로 위의 대화도 그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소통이 어렵고 정말이지 고차원적인 사회적 기술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사회적 역량이 우뇌의 전유물이라고 여겼습니다. 우뇌인데 사회성 지수가 높은 사람은 경험과 직관에 의해서 사람의 내면, 즉 사람의 감정을 잘 들여다봅니다. 그렇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고 같은 우뇌성향의 사람을 잘 아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우뇌라도 자신과 다른 뇌성향의 사람을 아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이처럼 감정을 아는 것이 아닌 생각을 아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사회성 좋고 우뇌성향이 강한 아내라도 인지적 특성이 다른 공대 출신의 좌뇌성향 남편을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매일 부대끼면서 살아도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도무지 그 오묘한 뇌세계를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아들까지 아빠를 닮는다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어릴 때 좌우뇌형은 쉽사리 이해도 안되고 또 통제가 안되거든요. 정말이지 엄마에게는 도전적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생활속 불편은 엄마가 참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교학점제 및 무전공제도 하에서 토론과 팀프로젝트 수업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동료들과 소통하거나 협업을 해야 할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대에서는 학부 1·2학년 대상으로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중심으로 끌고 나가겠다고까지 선언했습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입시입니다. 입시에서 서울대는 의대에서 하고 있는 다중미니면접을 더 확대하겠다고 했으며, 특목고는 이미 압박꼬리면접 형태로 심층면접을 더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도 그럴듯이 아이들 뇌에 들어 있는 ‘지식’을 측정하는 거라면 수능처럼 지필시험이 좋지만 아이들 뇌에 내재된 ‘역량’을 검증하려면 현재로서는 면접이 제일 좋은 대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면접까지 잘 볼 수 있도록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면접을 잘 보려면 평소에 아이의 사회적 역량을 키워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문제는 하루 아침에 이러한 역량이 키워지지 않거든요. 교과는 그래도 교과서도 있고, 범위도 정해져 있어서 그 안에서 공부를 하면 어느 정도 되는데 이러한 사회적 역량은 교과서가 없다 보니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손 봐야 할지 알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막연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미 말씀드린 8,192가지 뇌인지행동맵을 기억하시지요. 이 맵을 통해서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인지스타일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또 서로가 어떻게 다른지도 파악 할 수 있으며, 심지어 각자의 인지스타일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도 일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지말고 이 맵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객관적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일종의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의 사회적 역량도 일반 교과처럼 어느 정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우선적으로 엄마는 아이가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읽는 것은 앞에서 밝힌 것처럼 확실히 사회성 좋은 우뇌 아이들의 몫입니다. 이 아이들은 상대방의 얼굴만 봐도 알고, 목소리만 들어도 그냥 느낌이 옵니다. 반면에 대체로 좌놔아이는 사람의 감정에 거의 무감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후천적으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스스로 막아버린 셈이지요.

실제로 좌뇌아이는 엄마가 화가 났는지, 안 났는지를 엄마의 얼굴을 보고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자꾸 물어요. “엄마, 화 났어, 안났어?” 라고요. 엄마가 화가 안났다고 해도 느낌이 안 좋은지 또 묻습니다. “엄마, 진짜 화 안났지?”라고 재차 확인합니다. 엄마는 애가 불안해 하는 것 같아 안심 시키려고 “그래, 엄마 화 안났어” 라고 하면 그때서야 아이는 안심하고 자기 일을 합니다. 이처럼 좌뇌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 감정 확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말을 듣고 감정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이런 좌뇌 아이가 순수하고 또 분위기 파악을 못해서 귀엽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처럼 사회성이 부족한 좌뇌아이는 면접시험을 볼 때 확실히 불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면접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합니다. 그리 길지 않는 면접시간 조차도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이니까요.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이러한 태도가 상대방의 감정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운 좋게도 좌뇌성향의 면접관이 많이 들어오면 천만 다행입니다. 아이의 이러한 태도를 크게 문제를 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우뇌 면접관이 들어오면 충분히 오해를 할 여지가 있습니다. 아이가 면접에 임하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 좌뇌아이는 상대방의 얼굴에서 감정을 잘 읽지 못하다 보니 자신의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는데도 어색합니다. 이렇게 얼굴로 감정표현을 잘 하지 못하면 설령 기분이 좋을 때조차도 얼굴이 어두울 수 있습니다. 면접을 볼 때는 긴장해서 그 정도가 더 심해지겠지요. 자칫 아이가 퉁명스럽고 뚱해 보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은 누구나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는 얼굴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호감이 가죠. 같이 있으면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생겨납니다. 거의 본능적으로 그런 사람에게 끌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좌뇌아이가 면접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뇌아이, 좌뇌아이를 동시에 특정 특목고 면접에 보내보면 실력 면에서는 좌뇌아이가 훨씬 나았는데 반대로 우뇌아이가 합격한 경우를 여러 번 경험을 했습니다. 물론 표정 때문에 합격 여부가 결정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다 보니 이러한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좌놔아이 일수록 더더욱 사회성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것도 어릴 때 말입니다.

그 다음 엄마는 아이가 상대방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면접에서는 우리 아이가 면접관의 생각을 읽어내는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좀 마르고 얼굴에 표정변화가 별로 없는 이과 출신인 좌뇌성향의 면접관이 들어왔다고 해봐요. 우리 아이가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을 할 때에는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 근거,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신의 대답이 다소 길어질지언정 자신의 이야기의 논리적 연결고리를 또박또박 순차적으로 짚고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심지어 다소 도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서도 무비판적으로 수용을 하지말고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질문의 의도를 다시 확인하는 신중함도 정말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좌뇌성향 면접관에게는 기본적으로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얼굴에 에너지가 넘치고 감정선이 드러나는 우뇌성향의 면접관이 들어와서 질문을 한다면, 아이는 다소 큰 목소리로 확신에 차서 대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질문에 대해 논리적 시퀀스를 따라가면서 장황하게 대답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우뇌면접관이 좋아하는 포인트는 이야기의 논리적 연결이나 과학적 근거보다는 대상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나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우뇌면접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자신의 예상이나 기대치를 넘어서는 대답입니다. 한 마디로 뻔한 이야기를 그것도 지루하게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대답을 하더라도 사람의 관심을 끌거나 귀를 잡지 못하는 뻔한 대답은 용서를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말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정리하면, 우뇌면접관은 아이가 기본적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이처럼 면접관의 뇌성향에 따라 아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면접관을 이렇게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느냐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렇게 두 카테고리에 들어오지 않는 면접관이 훨씬 많습니다. 저도 많은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분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가이드라인 정도로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은 우리 아이가 좌뇌, 우뇌 면접관을 다 만족시키는 면접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역량을 키워주자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연접관이 결정적으로 보고 싶어하는 인지역량은 어떻게 준비시키면 될까요. 너무 스펙트럼이 넓어서 딱히 이거다라고 제시하기보다는 제가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볼테니 거기서 여러분이 감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한 아이가 특목고를 지원하면서 자소서에 자신은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수의학을 공부하고 싶은 이유는 자기는 어릴때부터 유달리 동물을 좋아했으며, 특히 동물이 아픈 것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 자신이 수의사가 되어 동물을 치료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동물의 권리, 동물의 생명권, 동물의 복지 등등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면접에서 면접관은 자소서 기반으로 수의학과 지원동기를 물었고, 아이가 동물의 복지,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까지 대답을 이어가자 아이의 인지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질문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동물의 권리, 사람의 권리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칫 여기서 아이는 당황하여 말문이 막힐 수 있습니다. 평소에 사람의 권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더 나아가 아이는 사람의 권리를 동물의 권리와 창의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미리 알고 있어서 또는 배워서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창발적으로 생각해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면접의 묘미입니다. 면접이 아이들의 역량을 검증하는 좋은 툴이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하는 말입니다.

동물의 권리, 사람의 권리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이 질문은 결코 대답하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왜냐고요. 이렇게 대답해도 문제가 되고, 저렇게 대답해도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질문대로 답을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한번 볼까요. 만약 우리 아이가 동물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면 합리적 이성을 가진 정상적인 아이가 아니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어떻게 동물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를 앞 설 수 있습니까. 반대로 인간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면 의대를 가지 왜 수의학과에 가려고 하냐고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무엇을 대답해도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면접에서는 이러한 갈등문제가 거의 단골손님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제가 이 문제를 논리적 구조가 같은 다른 문제로 전환해 보겠습니다. 아이한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고 물어보세요. 이 역시 대답하기가 만만찮은 문제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제가 바로 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갈등문제를 대개 ‘공간적인 문제’ 라고 합니다.

첫째, 이와같은 공간적인 질문은 ‘시간을 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제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엄마 좋아, 아빠 좋아 문제는 이렇게 대답을 해야 합니다. “엄마, 제가 지금까지는 엄마를 좋아했던 거 아시죠? 그러다 보니 그동안 아빠에게 제가 신경을 못 쓴거 같아요. 저는 그게 마음에 걸려요. 지금부터는 아빠에게도 많은 애정을 쏟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아빠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엄마에 대한 제 애정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해하실거죠.” 이제 제가 시간으로 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셨으리라 믿어요.

이처럼 공간적 문제를 시간으로 전환할 줄 아는 인지역량은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살아가면서 자신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인생의 무거운 짐이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공간적 사고를 하면 지금 자신의 힘으로 버텨내든지 그렇지 않으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적 사고를 하면 지금의 힘든 시련도 자신이 걸려 넘어지는 걸림돌이 아니라 더 큰 미래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련이 미래에 자기가 더 크게 되기 위한 하나의 연단의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천년 동안 인류는 인간의 복지, 권리, 고통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고 이제는 법적, 제도적 측면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꽤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권리, 복지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뛰어들면 제가 기여할 것이 꽤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둘째, 위의 공간적인 질문을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한번 보세요. 크게 보면 인간이나 동물 모두 자연의 일부입니다. 또 인간도 동물에 속하고요. 저는 동물의 권리, 생명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인간의 권리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권리를 더욱 강화한다고 봅니다. 이 포인트가 아주 중요합니다. 면접관의 질문은 공간적으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즉 상충되게 물었지만 학생은 원래 둘이 시너지를 낸다고 지적을 한 것입니다. 이 정도면 질문 자체가 틀렸다는 것입니다. 동물의 권리와 복지가 중요하다면, 인간의 권리와 복지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겁니다. 동물의 권리, 복지 증진에 힘쓰는 것이 곧 인간의 권리, 복지 증진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선 질문에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아” 라고 푸는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대답입니다. 상당히 수준 높은 대답입니다.

셋째, 아이는 공간적인 질문에 자신의 대답을 또 다른 차원에서 계속 이어갑니다. 저는 인간의 의료적 복지를 위해서 매년 수많은 동물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는데 제 열정을 쏟고 싶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배아처럼 인간의 생명도 거래의 수단이 되고 상품화 되는 것에 대해서 의료생명윤리 분야에 관심을 쏟아 새로운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면접관이라면 어떻게 이런 아이를 뽑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면 사회적 역량을 키워줘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도 읽고, 생각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더해 면접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질문의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는 ‘고등인지역량’입니다. 인류 최고의 지도자들은 바로 고전을 통해서 이러한 고등인지역량 교육을 받았습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최고의 교육을 하는 기관을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말씀드린 공간을 시간으로 전환하는 문제 외에도 이러한 형태의 고등인지역량, 즉 최고로 머리를 잘 쓰는 방식이 거의 500 여개 정도가 됩니다. 대개는 고전에 있지만 고전을 읽어도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숨겨져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어쨌든 우리 아이들이 고전에서 이렇게 머리 쓰는 방식을 배운다면 아이들의 인지역량이 좋아지지 않는 것이 아마 기적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지적 호기심이 발동되었다면 고등인지역량 문제를 하나 더 내어보겠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할지 여부를 놓고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수적으로 거의 팽팽한데 찬성이 조금 더 많습니다. 여러분이 기업이나 공기관 등의 지도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수적으로 찬성이 조금 더 많으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쪽으로 밀어붙이겠어요? 아니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위에서 풀었던 공간문제처럼 이 문제도 답하기가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만약 찬성이 더 많아 그 쪽으로 밀어줕인다면 그게 바로 다수의 횡포라는 거예요. 우리는 그것을 민주주의라고 착각을 하고 있어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예요.

하지만 훌륭한 지도자라면 ‘양적인’ 찬반을 넘어 양쪽 다 기꺼이 찬성하는 새로운 ‘질적인’ 대안, 그게 바로 국민의 뜻인데 이것을 찾아서 제시할 수 있는 인지적 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고등인지역량입니다. 여러분도 이 문제에 한번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런 뇌역량을 가진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 참 좋겠습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그룹 대표]

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한 뇌인지행동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어떻게 느끼고(perception), 어떻게 생각하며(conception), 어떻게 행동으로(behavior) 표출하는가에 따라 8192가지 뇌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녀에게 최적화된 공부법, 최고의 성적을 얻는 법,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찾고 꿈을 이루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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