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기세로 결선 없이 끝” vs “이미 대역전극 시작, 1차 과반 저지 확신”

이원석 기자 2024. 7.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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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의 자신감, 자체 與 당원 여론조사에 근거…“한동훈 과반 깨졌다”
“尹 지지율이 핵심 변수”…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의 S·W·O·T 심층 분석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흐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대세론은 본투표까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결선투표는 없다. 무조건 1차 투표에서 끝난다"(한동훈 후보 측근 인사), "추세가 변했다. 한 후보 대세 흐름은 뚜렷하게 약화됐다. 최소한 결선투표를 자신한다. 만약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한 후보 승리 저지는 물론 1차에서 승부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친윤계 핵심 인사). 대세론과 대역전극에 대한 확신과 주장이 맞붙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세론의 한동훈 후보 측과 그를 저지하려는 친윤(親윤석열)계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과연 보수의 선택은 어느 쪽에 더 맞닿아 있을까. 한동훈 후보의 측근 인사는 최근 시사저널을 만나 이른바 '어대한' 기류는 꺾일 기미 없이 견고해 1차 과반 승리가 분명하다고 자신했다. 핵심 근거는 세 가지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일반 지지층을 가리지 않는 견고한 한 후보 우위의 여론조사, 반대로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윤 대통령의 대체재이자 위기의 보수를 구할 유일한 대안으로 여론에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 근거들이다.

반면 친윤계는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반(反)한동훈 기조를 가장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친윤계 주류의 한 핵심 인사는 시사저널에 한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 지지율의 과반이 깨졌다는 설명이다. 당초 70%대에 육박하던 한 후보의 지지율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 제시 이후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과반 선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당정 관계가 흔들리며 윤석열 정부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근거도 들었다.

친윤계는 이러한 여론 추세를 근거로 들며 한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할 거라며 결선투표에서 판이 뒤집힐 수 있다고도 확신했다. 그 근거로는 자체 당원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한 후보의 지지율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미 어대한은 깨졌다는 진단이다. 친윤계는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주자로 평가되는 원희룡 후보를 1순위로 지원하고 있다.

치열한 레이스 속에 결국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는 무엇일까.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의 4파전 경쟁을 S·W·O·T 방식으로 살펴봤다. 엇갈린 양측의 전망 속에서도 각 주자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를테면 결선투표 여부는 어떤 후보에겐 위협, 다른 후보에겐 기회로 여겨진다. 각 주자들이 지닌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은 서로 맞물린다. 이번 전당대회 경쟁의 특징은 각 주자의 S·W·O·T가 서로 뒤엉키며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기회가 위기로,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강점은 약점으로, 약점이 강점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채 해병 특검 찬성 '선명성' 강조한 韓, 역풍 가능성도

이번 전당대회 구도는 명확해졌다. 한동훈 대 반한동훈 구도다. 한 후보 외 세 주자가 직접적으로 연대하고 있진 않으나 대세인 한 후보가 자연스럽게 공적이 된 상황이다. 그만큼 이번 레이스에서 한 후보는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후보는 젊고 유능한 이미지로 일찌감치 정치적 팬덤을 획득했다. 정치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보수진영의 차기 잠룡으로 평가됐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이 그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긴 것도 그의 스타성과 유능함에 기댔고 또 이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책임론에 직면했으나 그가 곧장 다시 당권 경쟁에 나서며 여전히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건 그의 정치적 스타성이 약화되지 않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는 1973년생(51세)으로 네 주자 중 가장 젊다.

구도가 한 후보 중심으로 짜인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한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고(故) 채 해병 특검법에 원칙적 찬성 입장을 표명하며 나머지 세 후보와 차별되는 선명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나머지 세 후보는 모두 반대 입장이다. 현재 정치권 최대 쟁점인 채 해병 특검의 대상엔 채 해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의 대통령실 외압 의혹이 포함된다. 즉 채 해병 특검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한 후보는 이번 레이스에서 비윤(非윤석열) 포지션을 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게 전당대회 구도는 친윤 대 비윤이라는 전선으로 짜였다. 물론 어느 정도 예상된 흐름이었다. 한 후보는 한때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나 총선 과정에서 번번이 부딪히며 멀어졌다. 친윤계가 나서서 한 후보를 견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윤 기조는 한 후보의 강점이자 약점, 기회이자 위기의 조건에 모두 해당한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총선의 연이은 참패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통령 책임론이 여당 내에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대로 3년 가까이 임기가 남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당내 기류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당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한동훈 후보 측 인사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후보에게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일반 여론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부정평가가 60%를 상회하는 결과들이 최근까지 계속 나오고 있다. 한 후보에게 유리한 요소일 것"이라며 비윤 선명성이 한 후보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채 해병 특검법이 실시간으로 굴러가는 여야 갈등의 최대 쟁점이니만큼 자칫 역풍이 불어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의 친윤계 인사는 "한 후보 대세론은 채 해병 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힌 이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세 경쟁자도 한 후보를 향해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한 찬성 입장을 거두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 후보의 또 다른 약점을 꼽으라면 정치 경험 부족과 당내 세력 부족이 거론된다. 특히 당내 선거에선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주로 비주류 초·재선 그룹의 지지를 받는 한 후보가 조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후보 측에선 그럼에도 확고한 대세론이 여러 약점을 상쇄할 강점이자 기회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

元에게 '윤심'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레이스에 가장 뒤늦게 뛰어든 원희룡 후보는 '윤심'의 지원을 받으며 한 후보의 대항마이자 친윤 후보로 부상했다. 지난 대선 경선 경쟁자에서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원장-윤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거치며 윤 대통령과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원 후보가 갑작스레 출마 의사를 밝힌 6월22일, 하루 전날 윤 대통령과 만났던 사실이 시사저널 보도로 알려져 주목되기도 했다. 그는 6월23일 출마 선언에선 대통령과의 신뢰를 유독 강조했다. 그간 당내 선거 등에서 윤심이 최대 변수로 작용해온 만큼 윤심은 원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원 후보는 친윤계와 영남 등 당내 주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영남의 현역 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다수가 원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관측되는데 당원의 40%가 속한 영남의 표가 본투표에서 원 후보에게 결집하면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 내에선 당원들 사이에 윤심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간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였다는 시각이다. 윤심이 원 후보에게 강점이자 약점이며,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심 주자라는 타이틀이 도리어 확장성을 제한해 수도권 당심과 일반 여론조사 등에서 열세에 처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원 후보에게도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세론은 원 후보가 극복해야 할 최대 약점이자 과제이나 친윤 인사의 해석처럼 결선투표에 오르거나 나경원·윤상현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승산이 커진다는 계산도 있다. 친윤·반한표 결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원들이 주목하는 원 후보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지난 총선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맞붙었던 만큼 카운터파트로 유력한 대(對)이재명 투쟁력이 거론된다.

관록의 수도권 중진 羅의 조직력, '복병'으로 평가

한때 친윤계와의 연대설이 돌았던 나경원 후보는 무(無)계파 전략을 펴고 있다. 한 후보와 원 후보 사이에서 차별점을 나타내려 하고 있으나 쉽사리 눈에 띄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여성 5선 중진으로서의 상징성은 강점이나 원 후보 등장으로 애매해진 포지션이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나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야인일 때조차 꾸준히 당내 조직을 관리해 조직 선거의 복병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한 후보와 원 후보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도 저도 싫은 표심이 나 후보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나 후보 역시 한 후보와의 결선투표행이 확정된다면 반한 표심 결집을 기회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친윤계 외곽 조직에서 나 후보와 원 후보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나 후보가 원 후보보다 약체로 평가되고 있어 한 후보와의 맞대결 성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네 후보 중 최약체로 평가되는 윤상현 의원이지만, 나 후보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5선 중진의 탄탄한 정치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과거 친박(親박근혜)계로 활동한 만큼 영남의 친박 표심 결집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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