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주장 '페달 블랙박스 영상 분석' UN서 첫 공개 살펴보니

이동희 기자 2024. 7. 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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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역 앞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지면서 '급발진' 논란이 거세다.

사고를 낸 60대 운전자가 거듭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개된 사고 영상과 목격담이 공개되면서 페달 오조작 사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급발진 주장 사고가 늘면서 페달 블랙박스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급발진 주장 사고 차량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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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전기택시 사고 영상 분석…"사고 전까지 가속 페달 7번 밟아"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평가 기준·법규 제정 논의
2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견인차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가해차량을 이동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시청역 앞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지면서 '급발진' 논란이 거세다. 사고를 낸 60대 운전자가 거듭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개된 사고 영상과 목격담이 공개되면서 페달 오조작 사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이 아닌 페달 오조작 때문이라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분석 자료가 세계 최초로 공개돼 관심을 끈다.

해당 자료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월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주관 분과회의에서 발표하면서 공개됐다. 발표 후 약 5개월이 흘렀지만,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 분석 자료.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서 전기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60대 택시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경찰은 페달 블랙박스 포함 총 4개 채널로 구성된 블랙박스 영상을 수거해 분석했다.

택시 운전자는 골목에서 우회전한 뒤 3초간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여섯 차례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일곱 번째 가속 페달을 밟은 후에는 충돌할 때까지 계속 가속 페달을 밟은 상황을 유지했고, 충돌 직전 차량 속도는 시속 61㎞로 추정됐다. 담벼락에 충돌하기 전까지 총 119m(약 7.9초)를 달리는 동안 택시 기사는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급발진 주장 사고가 늘면서 페달 블랙박스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급발진 주장 사고 차량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달 오조작을 일으킨 운전자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급발진 주장 운전자는 본인이 밟은 페달이 브레이크라고 확신하고 있어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서 3D 스캐너를 활용해 사고조사를 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이 차량 결함에 의해 급발진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믿는 확증편향이 사고 발생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일부 미디어와 유튜버 등이 자극적인 급발진 영상을 자주 노출하면서 본인의 착각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페달 오조작으로 의도치 않은 가속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제일 먼저 취해야 할 행동은 밟고 있는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이다. 또 비상 상황에 대비해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에 힘껏 밟는 연습을 평소에 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최근 의도하지 않은 가속의 주요 원인이 페달 오조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유엔경제위원회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ACPE)에 대한 글로벌 평가 기준과 법규 제정 논의를 진행 중이다. ACPE를 오래전부터 상용화한 일본은 최근 10년간 페달 오조작 사고와 사상자가 절반 줄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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