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소당한 국힘 시의원, 행사 버젓이 등장…“주민 기만하나”

최예린 기자 2024. 7. 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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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때 같은 당 지역구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30대 청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국민의힘 송활섭 대전시의원(58)이 해당 사실이 알려져 당 윤리위 징계절차가 개시된 직후에도 버젓이 지역구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재 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추행 피해자는 피해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뿐 아니라 2차 피해에 대한 엄청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과 징계 과정은 피해자 보호와 치유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성추행 피해 사실이 알려지고 국민의힘이 시민 사과와 징계절차 개시를 알린 뒤에도 송 의원이 버젓이 공적인 공간에서 정당한 활동을 계속 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무시이며, 피해자에 대한 반인권적 행위다. 국민의힘은 송 의원을 공식 석상에서 활동하도록 방치한 것을 즉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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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절차 개시 이튿날, 지역구 행사 참석
송활섭 대전시의원(맨 왼쪽)이 지난 3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의 최충규 대덕구청장(왼쪽 두 번째), 이장우 대전시장(왼쪽 세 번째), 김홍태 대덕구의장(맨 오른쪽)과 함께 ‘석봉복합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1일 총선 당시 같은 당 지역구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을 돕던 30대 청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고소됐다. 국민의힘 지난 2일 성추행 고소 건과 관련해 송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쿠키뉴스 제공

지난 총선 때 같은 당 지역구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30대 청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국민의힘 송활섭 대전시의원(58)이 해당 사실이 알려져 당 윤리위 징계절차가 개시된 직후에도 버젓이 지역구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행사장에서 송 의원은 같은 당의 이장우 대전시장과 함께 ‘테이프커팅’은 물론 ‘손하트 포즈’와 함께 웃으며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송 의원은 지난 3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역 근처에 들어선 ‘석봉복합문화센터 개관식’에 같은 당 소속의 이장우 시장, 최충규 대덕구청장, 김홍태 대덕구의장 등과 함께 공식 내빈으로 참석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는 ‘대덕구 회덕동·신탄진동·석봉동·덕암동·목상동’이다. 당일 행사에는 다른 시·구 의원과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일 30대 청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고소된 송활섭 대전시의원(국민의힘·왼쪽 세 번째)이 지난 3일 대전 ‘석봉복합문화센터 개관식’에서 같은 이장우 대전시장(왼쪽 네 번째) 바로 옆에 서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대덕구 제공

이 행사에서 송 의원은 이 시장 바로 왼쪽에 서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이 시장·최 구청장·김 의장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센터 곳곳을 둘러봤다. ‘어린이 건강키움 놀이터’라고 적힌 포토존에 이 시장·최 구청장·김 의장과 나란히 서서 ‘손하트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송 의원의 행사 참석 소식은 그날 몇몇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들이 속한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행사 하루 전인 지난 2일 “상습 성추행으로 경찰에 고소된 시의원과 관련해 시민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즉시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절차를 개시했고, 관련 사안을 명명백백히 조사해 응당한 처분을 내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송 의원 성추행 혐의에 대한 피해자 고소장을 접수한 대전 대덕경찰서는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 송 의원은 지난 2월27일 아침 8시53분쯤 국민의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캠프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서 후보 개인 변호사 사무실 소속으로 캠프 일을 돕던 30대 초반 여성직원 ㄱ씨의 엉덩이를 왼손으로 두 차례 만진 혐의로 고소됐다. 이후 지난 3월7일 저녁에도 길을 걸어가던 중 송 의원은 ㄱ씨의 오른손을 갑자기 잡고 엉덩이를 손으로 쳤다. 당시 놀란 ㄱ씨가 “엉덩이 때리면 어떻게 해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2 ·3월의 피해 상황은 선거캠프 건물 폐회로티브이 (CCTV)와 ㄱ씨 휴대폰으로 녹화돼, 언론에 공개됐다.

지난 1일 30대 청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고소된 송활섭 대전시의원(왼쪽 세 번째)이 3일 대덕구 ‘석봉복합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이장우 대전시장(왼쪽 네 번째), 최충규 대덕구청장(맨 왼쪽), 김홍태 대덕구의장(왼쪽 두 번째)와 함께 센터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국민의힘 대전시장은 해당 행사 하루 전인 지난 2일 성추행 고소 건과 관련해 “시민께 사죄한다”며 송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쿠키뉴스 제공

이상재 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추행 피해자는 피해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뿐 아니라 2차 피해에 대한 엄청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과 징계 과정은 피해자 보호와 치유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성추행 피해 사실이 알려지고 국민의힘이 시민 사과와 징계절차 개시를 알린 뒤에도 송 의원이 버젓이 공적인 공간에서 정당한 활동을 계속 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무시이며, 피해자에 대한 반인권적 행위다. 국민의힘은 송 의원을 공식 석상에서 활동하도록 방치한 것을 즉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고 있으면서 지역 행사에서 웃으며 주민을 만나는 것은 지역 주민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행위”라며 “송 의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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