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조현문 “형제 갈등 끝내고 효성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재판 불씨는 여전
“회사 분할 요청 아냐…효성으로부터 100% 자유 원해”
3형제 간 갈등 종식 미지수
조현문 “유언장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형제의 난’으로 효성가(家)와 갈등을 빚고 있느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고 형제 갈등을 종결하고 싶다”고 5일 밝혔다. 다만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유언장에 언급된 상속재산 수용 조건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하는 만큼 향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익재단 명칭은 단빛재단이다.
앞서 올해 3월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은 2014년 조현문 전 부사장의 소송으로 촉발된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유언장에서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재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유류분(법정 상속인의 최소 상속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며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친이 강조하신 산업보국을 감안해서 어떤 할 일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활동이 재단의 기본 활동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화해를 요청하면서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가족이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친이 형제 간 우애를 강조했는 데 거짓과 비방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앞으로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 갈 길을 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효성 내 지분에 대한 처분도 요청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저의 계열 분리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계열 분리 의미에 대해 법률대리인인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는 “회사를 떼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조 전 부사장이 가진 지분을 공정거래법에 맞게 (처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법인이 몇 개 있는데 이는 상장 법인처럼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지분이 아니니 형제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효성으로부터의 100% 자유”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효성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표면적으로 화해를 요청했지만, 3형제 간 갈등이 종식될지 여전히 미지수이다. 효성 측으로부터 받은 유언장에 상속재산을 받는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조건이 있다고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주장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그동안 선친이 작성했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경로,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유언집행인에게 몇 차례 질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언집행인이 전해온 답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만큼 상속인 중 하나인 저로서는 현 상황에서 아직 유언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나의 법적인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 대해서는 “재판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조현준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조현문 전 부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효성 측은 “기자회견에 나온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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