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관중’ 반환점 돈 프로야구, 더 독해질 순위싸움
1위가 5할대 승률인데 10위는 4할대
타고투저 속 최다·최초 기록 쏟아져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혼돈 속에서 2024 KBO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가을야구 진출을 놓고 한층 더 독한 싸움이 예고된 가운데 전반기에 터진 각종 최다·최초 기록을 바탕으로 후반기 들어서는 타이틀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의 순위표는 어느 때보다 촘촘하다. 기아(KIA) 타이거즈가 1위(승률 0.593)를 수성하고 있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엘지(LG) 트윈스(2위·승률 0.548)와 두산 베어스(3위·승률 0.541)의 추격이 거세다. 기아는 한때 유일하게 7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리그를 압도하기도 했지만, 주요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먹고 먹히는 경기가 속출하면서 상위권과 하위권을 수차례 오가는 팀이 많았다. 대표적인 구단이 한화 이글스(9위)이다. 류현진의 복귀로 가을야구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던 한화는 3월 개막 1패 뒤 7연승의 상승세로 한때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5월에는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8위)는 6월 중순까지 9∼10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이후 반등하며 케이티(KT) 위즈(7위)와 함께 중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하위에 있으나 상위권 팀들을 만나 고춧가루를 뿌리는 경기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승률 0.43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7승3패이기에 후반기에는 분위기를 탈 수도 있다. 1위가 5할대 승률이고, 최하위 팀이 4할대 승률로 전반기를 마친 사례는 2005시즌 뒤 올해가 처음이다.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됐다는 의미다.
어느 구단도 가을 야구 진출의 꿈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야구팬들은 어느 때보다 야구장을 많이 찾았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래 최초로 전반기 관중 600만 시대를 열었다. 구단별로 기아가 지난해와 견줘 관중 수가 77% 늘었고 한화 또한 류현진 효과로 48% 늘었다. 3월23일 전 구장 매진이라는 진기록으로 막을 올린 이번 시즌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17시즌의 840만688명을 넘어서 900만 관중을 바라볼 수도 있다.
야구팬들을 끌어모은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최다 홈런, 최다 안타 등 진기록도 쏟아졌다. 최정(SSG 랜더스)은 지난 4월24일 사직 야구장에서 통산 468홈런을 터뜨리며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467개를 깨고 KBO 최다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정이 앞으로 쏘아 올리는 홈런은 모두 새로운 기록으로 이어진다. 4일까지 21홈런으로 이번 시즌 홈런왕 레이스 4위에 안착한 그는 500홈런을 바라보고 있다.
최다 안타 신기록은 손아섭(NC 다이노스)이 써내려가고 있다. 손아섭은 6월19일 잠실 야구장에서 안타 2개를 쳐 박용택(전 LG)의 기록(2504개)과 타이를 이뤘고, 다음날 바로 2505안타를 쳐내 KBO리그 최다 안타를 달성했다. 3000안타를 향해 달려가는 손아섭은 이번 시즌에도 150개 이상의 안타를 쏟아내면, 9시즌 연속 150안타 기록을 쓰게 된다.
최형우(KIA)는 지난달 12일 4078루타를 달성해 KBO 통산 최다 루타 기록(이승엽의 4077루타)을 갈아치우며 리빙 레전드에 등극했다. 같은 팀 김도영은 전반기에만 20홈런-20도루를 성공시키며 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로 거듭났다. 전반기에 20-20을 달성한 선수는 1996시즌 박재홍(현대), 1999시즌 이병규(LG), 2000시즌 박재홍(현대), 2015시즌 테임즈(NC)에 이어 5번째다.
KBO리그는 5일과 6일 올스타전 끝낸 뒤 9일부터 재개된다. 기아는 선두 수성을, 상위권은 1위 쟁탈전을, 하위권은 가을야구 진출을 놓고 심기일전의 자세로 후반기를 맞이한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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