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실수 많았던 20년, 앞으론 반복하지 않을 것"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24. 7. 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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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CD 한 장 낼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해요. '잘 버텨왔구나' '노력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감사하니 더 노력해야 되겠구나' 생각해요.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연락이 와서 '너 너무 일만 하는 것 같아. 이제 너의 인생을 살아' 하는데 '이게 내 인생이야' 했거든요. 지금도 꿈이 있어요. 계속 그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겪고 싶어요."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해 당대를 호령했던 김재중은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며 분쟁을 겪었고, 김준수 박유천과 JYJ로 활동을 이어가다 현재 솔로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김재중은 성과보단 후회에 초점을 맞췄다. "시간에 비해 해온 게 없는 기분"이라며 김재중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지 못하지 않았나 후회된다. 적극적이지 못했던 활동적 처세가 많이 후회된다"면서 "가장 후회되는 시기가 20대 후반이다. 딱 군 입대 전까지였다. 삶에서 가장 스스로 교만하고 오만했던 시기였다. 잘 몰라서 사랑을 받은 만큼 보답하는 게 부족했지 않나 싶다"고 돌아봤다.

물론 보람된 순간들도 많았다. 김재중은 "미디어 노출이 적었는데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쓴 점"을 꼽으며 "요즘은 SNS나 여러 플랫폼이 너무 많은데 지금보다는 아웃풋이 적었던 시기에 나를 어필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헤맸던 시간들이 아깝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세세한 아웃풋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그동안 목말라하셨던 팬분들한테 갈증을 해소시켜드리는 게 늦게나마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재중은 지난해, 기획사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전략책임자)이자 아이돌 제작자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는 "데뷔 10년, 20년 된 아티스트에게 힘을 실어줄 회사가 많이 없다. 이미 색깔이 갖춰져 있는 IP(지식재산권)들에게는 힘을 안 쏟는데 제 회사니까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 같다"면서 "그전까지는 만들어진 프레임 안에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최선을 다해주셨겠지만 몇 번 시도와 도전 끝에 결과가 좋지 않다 하면 포기하는 회사가 많았다. 이제는 내 회사니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면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활동의 아쉬움이 큰 만큼, 김재중은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좋은 것들로 앞으로의 시간을 채워나가겠다는 각오다. 그 일환으로 김재중은 최근 데뷔 20주년 기념 정규앨범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을 발매했다.

김재중은 "한 송이의 꽃을 한 명의 사람이라고 따지면 그게 작고 위태로워 보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하나의 사람들이 쌓이고 누적돼서 나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위태로움보다는 소중하더라"라면서 "지금까지 영광의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런 과거형의 영광의 순간들보다는 20년 동안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사랑해 주시는 상황 자체가 영광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스스로 자축하는 앨범이면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헌정하고 싶은 앨범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를 비롯해 총 14곡이 실렸다. 그동안 김재중이 발매했던 앨범들 중 가장 많은 트랙이 담긴 앨범으로, 김재중은 대부분의 트랙 작사에 참여했다.

김재중은 "다행히도 긴 시간 동안 솔로 활동하면서 '나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저런 것도 할 수 있구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가능성을 하나의 결과물로 냈을 때 '그게 과연 이 업계에서 돈이 되는 음악인가' 혹은 '그냥 나 혼자 하고 싶은 음악인 것인가' 아니면 '이 작은 팬덤 안에서만 공유하는 음악인 것인가'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냈던 음반들을 가장 함축하는 앨범 같다. 장르적으로도, 사운드적으로도 다양한 음악들이 들어 있고, 발성이나 감정도 다양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10곡 정도 작사에 참여했다.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모르실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응원해 주신 팬분들 입장에서는 '김재중이라는 사람이 이런 표현도 할 수 있게 됐구나' '표현의 다양성을 많이 확립시켰구나' 알아주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쓴 가사들, 메시지들로 귀와 마음과 눈이 같이 즐거운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자랑했다.

사진=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재중에게 이번 앨범은 만족도 300%의 앨범이다. 소장하고 싶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애썼는데 발매를 앞두고 오탈자를 발견해 8만 권 분량을 모두 폐기했다고. 폐기 전까지 200% 만족도를 자랑했던 앨범이 완벽하게 재탄생하면서 만족도 300%가 됐다.

김재중은 "아무리 제가 세운 회사라도 숫자적인 걸 생각 안 할 순 없다. 그동안 어떤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땐 '왜 이것밖에 못해주시지' 불만을 가졌는데 막상 회사를 운영하니까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고 판을 이렇게 많이 찍어서 회사에 득이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그래도 저는 완전히 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제가 중도 포기를 하려고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제가 그런 마음을 가지니까 회사도 저를 놓게 되고, 회사가 놓으니까 제가 비뚤어져 가더라. 잘못된 순환이었다. 이젠 큰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래서 CD에 돈도 많이 들였다. 사이즈도 거대하고 요즘 아이돌 분들이 내는 CD처럼 냈다. 구성품도 알차다. '저 친구 오버하는 거 아니냐' 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 CD를 듣지도 않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저를 만나려고 사야 하는 음반이 아니라 소장 가치가 있는 음반으로 만들고 싶었다. 요즘 CD가 비싼데 그 정도 값어치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지금 시장에 내가 발 디딜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다들 너무 잘하시는데 저를 보시고 '저 친구가 지금 왜 나올까' '본인 음악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나' 나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럴수록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년에 마흔인데 그전에 해볼 거 다 해봐야지 했어요. 예전에 JYP(박진영)님께서 '나는 몸이 안 돼. 나이 들면 편한 음악 할 거야. 하면서 길을 접어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아이돌을 제작하는 사람으로 봤을 때도 같은 입장이에요. 제가 차린 회사에서 새로운 IP가 제작되는데 내가 내 스스로 한계를 보인다? 그건 올바르지 않은 것 같아요."

신인 아이돌 제작을 준비 중인 김재중은 "꿈이 창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만들어져 있는 흐름에 편승하는 게 아니라 '인코드라는 회사를 통해서 나오는 엔터테인먼트들은 정말 새롭구나'라는 결과물을 드리고 싶다. 뉴진스 분들이 큰 흐름을 바꿔주시지 않았나. 그렇게 큰 흐름, 그 이상을 보고 싶다. 목표는 그렇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살고 싶어요. 실수를 안 할 거라고 보장할 순 없지만 최소화하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사실 지금도 회사를 설립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생길 거라고 보거든요. 완벽할 수 없으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도, 노래를 하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인간 김재중으로서도, 지금까지 워낙 많은 일들과 실수를 경험하고 반복했는데 반복되는 실수는 큰 실수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반복은 절대 하지 말자는 마음입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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