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읽씹' 의혹에 '총선책임' 공세 …한동훈 "왜 이 시점에"

송상현 기자 2024. 7. 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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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문자를 받고도 읽씹(읽고도 답을 하지 않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권 주자들이 배신자 프레임은 물론 총선 책임론까지 재부각하며 집중 공세에 나섰다.

전날(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명품백 수수 의혹이 한창 불거졌던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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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김여사 명품백 논란 "사과하고 싶다" 문자…한동훈 무시
원 "절윤 평 맞아" 나 "사과해야"…한, 폭로시기 의문 제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4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문자를 받고도 읽씹(읽고도 답을 하지 않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권 주자들이 배신자 프레임은 물론 총선 책임론까지 재부각하며 집중 공세에 나섰다. 한 후보는 공적 업무를 사적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도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전날(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명품백 수수 의혹이 한창 불거졌던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 여사가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나 한 후보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당권 경쟁 주자인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의 미숙한 대응이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침묵하고 잠행을 이어간 것은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김 여사가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당시 총선을 이끈 비대위원장에 전했다는 점에서 한 후보의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를 향해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훈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라며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과 불화설을 강조하며 연일 한 후보를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원 후보는 이번 의혹에서도 이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한 후보를 향해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말에도 공적·사적 관계를 들이대더니 이번에도 또 그렇게 했다. 세 분 사이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해당 문자를 받았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처신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는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논란에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로 소통했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당사자 본인과 사적으로 의논하는 것보다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이던 지난 1월18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관련해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 후보는 또한 "왜 이 시점에 (이런 의혹이) 나오는 건지 의아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차기 당대표 경쟁에서 멀찌감치 앞서나간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는 데 의심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도 한 후보의 처신을 옹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부인이 사과하는 문제를 남편인 대통령과 상의해야지 왜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내 (사과를) 할지말지를 물어보냐"며 "내가 비대위원장이어도 너무 부담스러워 답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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