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첫 소절부터 감동…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우 기자 2024. 7.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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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표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63·사진)는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한 가지 걱정을 한다.

내한을 앞두고 지난 3일 문화일보와 서면으로 만난 허프는 "3주라는 콩쿠르 기간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했지만, 임윤찬의 첫 소절부터 그의 연주를 사랑하게 됐다"며 "특별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허프는 오는 1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16년 만의 내한 독주회를 열어 쇼팽과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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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맨’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내주 내한
클라이번 콩쿠르 심사 회고
“예술작업 근원은 ‘시적 충동’
억제하지 않아야 열매 맺어”
13일 서울서 독주회 등 진행

영국 대표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63·사진)는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한 가지 걱정을 한다. 콩쿠르 참가자들의 연주만 들어야 하는 3주라는 시간을 어떻게 견딜지 막막했던 것. 그러나 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그의 우려는 행복으로 바뀌었다. 그 주인공은 해당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었다.

내한을 앞두고 지난 3일 문화일보와 서면으로 만난 허프는 “3주라는 콩쿠르 기간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했지만, 임윤찬의 첫 소절부터 그의 연주를 사랑하게 됐다”며 “특별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그의 창작곡 ‘팡파르 토카타’ 연주로 청중상도 받았다. 허프는 “점점 더 아름답게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매우 행복했다”고 밝혔다.

허프의 별명은 ‘르네상스맨’. 다방면에 능했던 르네상스 예술가들처럼 허프 역시 연주자일 뿐 아니라 작곡가이자 작가이고, 개인전을 여는 화가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그를 ‘살아있는 지식인 2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허프는 “이 모든 작업의 근원은 ‘시적 충동’”이라며 “무엇을 하려고 의식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이 느껴질 때, 그 충동을 억제하지 않음으로써 자유롭게 열매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식인’이란 호칭에 대해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엔 예술가로서 오히려 그것과 분리되고, 세상과 거리를 두려는 노력이 가치 있다”고 강조했다.

허프는 오는 1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16년 만의 내한 독주회를 열어 쇼팽과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를 들려준다. 그는 “리스트의 단악장 서사시는 인류의 극적인 이야기를 포괄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쇼팽의 소나타는 벨칸토 가수의 아름다운 노래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여성 작곡가 세실 샤미나드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허프는 “그녀의 음악 중 진솔한 감정이 결여된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프는 앞서 10∼11일엔 롯데콘서트홀에서 김은선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현대 클래식 음악과 대중 간 괴리가 깊어지는 가운데, 그는 꾸준히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이다. 허프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우리의 의무처럼 여겨지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도 “음악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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