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가정 출신 ‘흙수저’ … 추진력 갖춘 실용주의자

민병기 기자 2024. 7.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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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노동당 출신으로 총리에 오를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흙수저 출신이다.

스타머 대표는 1962년 영국 사우스워크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19년 총선에서 참패해 코빈 전 대표가 물러난 뒤 당권을 잡은 스타머 대표는 코빈 전 대표의 급진 좌파 색채를 지우며 당을 과감하게 우측으로 이동시키는 변화를 통해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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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총리 스타머는 누구
인권변호사 활동·기사 작위도
인기에 연연않고 변화 이끌어

14년 만에 노동당 출신으로 총리에 오를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흙수저 출신이다. 글로벌 대기업과 맞선 인권 변호사 경력으로 정계에 입문해 당권을 잡은 뒤 특유의 실용주의와 추진력으로 노동당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머 대표는 1962년 영국 사우스워크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 ‘키어’가 노동당을 창당한 키어 하디 초대 당수에서 따왔을 정도로, 부모는 강성 노동당 지지자였다. 옥스퍼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스타머 대표는 1986년부터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맥도날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환경운동가들을 변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한 인터뷰에서 2005년 우간다에서 400명의 사형선고를 뒤집은 사건을 변호사로서 가장 최대의 성과로 꼽았다. 2008년부터는 영국 검찰의 2인자 격인 왕립검찰청장으로 5년간 일하며 왕실에서 기사 작위도 받았다. 연극적 요소를 배제하고 법률 논리로 배심원을 설득하면서 쌓은 평판은 2015년 50대 늦은 나이의 그를 정계로 이끌었다.

스타머 대표는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급진 좌파 성향의 제러미 코빈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2019년 총선에서 참패해 코빈 전 대표가 물러난 뒤 당권을 잡은 스타머 대표는 코빈 전 대표의 급진 좌파 색채를 지우며 당을 과감하게 우측으로 이동시키는 변화를 통해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정치인 개인의 카리스마나 스타성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려고 하기보다 정권 교체를 목표로 당을 결집하고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당의 변화를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머에게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나 ‘제3의 길’ 토니 블레어 같은 카리스마는 없다면서도 “보수당 총리 3명의 실패 경험을 기회로 삼아 무자비한 효율성으로 노동당을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짚었다.

스타머 대표는 지난해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두고 그림자 내각(예비 내각)도 꾸렸다. 로이터통신은 정계 입문 전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안젤라 레이너 노동당 부대표가 부총리를 맡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예비 내각 재무장관은 영란은행(BOE)에서 일한 레이첼 리브스 의원이 맡을 전망이다. 리브스 의원은 3월 “다음 총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든 간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외교 장관은 이민 2세 출신인 데이비드 라미 의원이 맡게 된다. 에너지·기후 장관은 2015년 당 대표로 총선을 치렀던 에드 밀리밴드가, 내무부 장관은 이벳 쿠퍼 의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이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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