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고리즘 조작 논란, 충분한 논의 필요”

김호준 기자 2024. 7. 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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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 앱에서 통계를 바탕으로 메뉴 추천을 했는데, 모두 '아메리카노'만 뜬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주문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죠. 결국 다른 음료를 먼저 추천한 뒤 아메리카노를 무작위로 배치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것도 인위적인 조작일까요."

쿠팡이 상품 추천·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했다는 의혹으로 1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가운데, 인공지능(AI)·알고리즘 분야 전문가인 이상구(사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내외 정보기술(IT)·전자상거래 기업의 상용 추천·검색 알고리즘은 예외적인 경우에 대비해 여러 인위적인 장치를 두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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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서울대 교수 인터뷰
“소비자 선택 다양성 보장 위해
e커머스 검색시스템 조정 많아
자사 우대 목적과 잘 구분해야”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 앱에서 통계를 바탕으로 메뉴 추천을 했는데, 모두 ‘아메리카노’만 뜬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주문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죠. 결국 다른 음료를 먼저 추천한 뒤 아메리카노를 무작위로 배치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것도 인위적인 조작일까요.”

쿠팡이 상품 추천·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했다는 의혹으로 1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가운데, 인공지능(AI)·알고리즘 분야 전문가인 이상구(사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내외 정보기술(IT)·전자상거래 기업의 상용 추천·검색 알고리즘은 예외적인 경우에 대비해 여러 인위적인 장치를 두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네이버·LG유플러스 등 국내 IT 대기업의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개발에 연구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이 기업의 추천·검색 알고리즘 운용에 대한 경쟁 당국의 첫 제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그만큼 IT 기술이나 관련 기업의 사업방식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공유된 상태에서 판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쿠팡의 상품 추천·검색 알고리즘에서 특정 상품군만을 우대하는 지표는 보이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쿠팡 알고리즘의 ‘목적함수’(목적에 맞게 최적화하는 함수)에는 단위별 매출 총이익과 상품 판매량, 소비자 경험 향상 등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유통업체가 당연히 고려해야 할 본연의 지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쿠팡이 ‘로켓배송’ 상품을 의도적으로 잘 팔리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우대’에 해당하겠지만, 매출 상승이나 소비자 경험이 지표라면 상품을 앞에다 두는 건 ‘방법’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해외 배달 앱의 경우 새로 입점한 외식업체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검색 우선순위에 배치한 뒤 ‘소비자 경험을 올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객단가나 구매 전환율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라며 “기업 혁신의 영역으로 둘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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