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읽씹' 논란 일파만파…당권주자들 "예의 아냐" "오판"

송혜수 기자 2024. 7. 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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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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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의혹을 두고 경쟁 당권 주자들이 집중 공세에 나섰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오늘(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와 한 후보 간의 연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라며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전당대회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더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선 안 된다. 비전, 민생, 통합을 논하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원희룡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기간 중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당과 한 후보가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냐"며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원 후보는 "한 후보는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공적·사적 관계를 들이대더니 이번에도 또 그렇게 했다"며 "세 분 사이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 후보가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토록 많은 후보들이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인식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보나 마나"라며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거다. 공적·사적 다 떠나 도리와 예의가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윤상현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를 겨냥하며 "영부인과 사적 방식으로 공적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서 그랬다는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윤 후보는 "결국에는 신뢰가 없다는 방증이다.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나"라며 "한 후보가 정말로 국민의힘을 사랑한다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당도 살리고 윤석열 정부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심사숙고해주시기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이번 논란은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어제(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총선을 앞두고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던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냈던 문자 내용을 재구성해 공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공개된 문자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김 논설실장은 한 후보가 이 문자를 '읽씹', 다시 말해 읽고 씹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이후 논란이 일자 한 후보는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후보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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