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수술 예고한 김병환…대학후배 이복현과는 '찰떡호흡' 예고(종합)
"최연소 장관? 개의치 않아…이복현과 호흡 잘 맞추겠다"
(서울=뉴스1) 김근욱 박동해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던진 첫 화두는 '부채'였다. 그는 현재 금융권 리스크의 근본적 원인을 '부채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5일 오전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건물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어려운 시기 중책에 내정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큰 틀에서 (금융권 현안에 대한) 소견을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우선 국내 금융 시장의 핵심 리스크로 △부동산PF 부실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가계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문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리스크의 원인을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진단했다.
김 후보자는 "과도한 부채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외부 충격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채에 의존하는 경제를 다른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93.5%로 2년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4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증가한 영향이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금융위가 해온 가계부채 관리를 기본으로 하되, 시장 상황을 보며 추가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면서 "현재 가계부채가 늘고 있지만 올해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횡재세, 시장원리에 반해"…가상자산 ETF에는 '신중론' 이날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온 김 후보자는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으나, 취재진과 금융권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30여분 넘게 주고받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횡재세'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에서 입장을 밝혔지만 횡재세는 시장원리에 반한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자산 ETF' 허용에 대해서는 "아직 짚어봐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가상자산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연기된 것을 두고 '집값 부추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지나친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동산PF 부실 점검 결과가 8~9월 정도에 나오니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고 시행하자는 의미"라면서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의지가 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초 발생한 홍콩 ELS 사태 및 은행권 횡령 사고에 대해서는 "금융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금 더 타이트하게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 "최연소 장관? 개의치 않아…이복현과 호흡 잘 맞추겠다" 이날 현장에선 '최연소 금융위원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1971년생인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된다.
그는 "현재 기재부 1차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장님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나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일을 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대학 후배이자 금융당국 파트너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의 협업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대학서는 잘 몰랐지만 제가 경제금융비서관을 하며 업무적으로 알게 됐다"며 "금융위랑 금감원은 함께 가야하는 기관이며 (이 원장과도)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임명한 이유를 묻는 질의에는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실물경제 지원에 대한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고, 관계 부처들 간의 협업해 나가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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