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정자 경북 포항의 ‘용계정’ ‘분옥정’, 보물 된다

도재기 기자 2024. 7. 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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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보물 지정예고
“건축적·역사적·자연경관과의 조화 가치 높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된 포항의 조선 후기 건축물인 ‘용계정’.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후기 건축물이자 주변 계곡 등 자연과의 조화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경북 포항 지역의 정자들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용계정’과 ‘포항 분옥정’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용계정(龍溪亭)’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 여강이씨 향단파 집성촌에 있는 정자로 1696년에 세워졌다.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를 가진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일(一)자형 팔작지붕 건축물이다.

창건 당시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공간으로 활용됐다. 이후 1778년(정조 2년)에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이듬해에는 뒷편에 서원의 사당인 ‘세덕사’를 건립하면서 용계정에는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의 문루 역할을 하도록 했다.

1871년(고종 8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지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다시 옛 현판을 걸어 서원이 없어지는 것을 피했다고 한다. 이후 여강이씨의 문중 회의 및 행사 장소로 활용되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용계정이 있는 덕동마을은 여강이씨 향단파 문중과 관련된 문화유산이 함께 형성돼 있다.

특히 마을의 풍수지리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을 앞에 마련한 수구막이 숲은 용계정과 함께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국가지정자연유산인 명승(포항 용계정과 덕동숲)으로 지정돼 있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된 포항의 ‘분옥정’. 국가유산청 제공

‘분옥정(噴玉亭)’은 포항시 북구 기계면 봉계리 경주김씨 돈옹공파 문중의 정자다. 1820년(순조 20년) 건립된 분옥정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의미로, 정면에 용계천 계곡과 노거수가 자리하는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분옥정은 특히 동시대 여느 정자들과 달리 세련된 건축적 특징이 돋보인다. 정면 3칸의 누마루와 그 뒷면에 2칸의 온돌방을 이어 배치한 정(丁)자형 평면 형태의 분옥정은 윗부분에 생활공간인 방, 아랫부분에 큰 마루를 두는 일반적인 배치가 아니라 윗부분에 누마루, 아랫부분에 온돌방을 배치했다.

정면의 계곡 등 주변 경관을 잘 조망하기 위한 배치다. 또 지붕을 온돌방은 팔작지붕, 누마루는 맞배지붕으로 하면서 지붕의 용마루와 처마의 높이는 같게 맞췄다.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한 장치다.

분옥정 내부에는 분옥정의 건립과 관련된 각종 기록이 현판 등으로 잘 남아 있다. 특히 추사 김정희의 아버지인 유당 김노경의 ‘화수정(花樹亭)’과 ‘용계정사(龍溪精舍)’ 현판, 추사 김정희가 쓴 것으로 전해지는 ‘분옥정(噴玉亭)’과 ‘청류헌(聽流軒)’ 현판을 비롯해 이름난 문인들이 시를 새겨놓은 시판 등도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정자의 보물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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