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 삼성, '신구 조화' LG…나란히 2분기 '깜짝 실적'
LG전자, 역대 첫 2Q 영업익 1조 돌파…매출도 최대
(서울=뉴스1) 박주평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올해 2분기 나란히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향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량 조절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 등 반도체 주도로 7분기 만에 10조 원대 영업이익에 복귀했다.
LG전자는 에어컨 등 기존 생활가전 사업의 호조와 B2B(기업 간 거래), 냉난방공조(HVAC), 구독 등 신사업이 조화를 이루며 역대 처음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2.2% 증가한 10조 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74조 원으로 집계됐다. 잠정 실적인 만큼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이날 공개되지 않는다.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8조 3078억 원)를 2조 원 이상 웃돌았다.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시황이 좋았던 2022년 2분기(14조 971억 원)보다는 낮지만, 2022년 3분기(10조 8500억 원) 이후 7분기 만에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나 기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D램과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프리미엄 낸드 제품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메모리 감산으로 시장 공급량을 조절해 판매 단가가 상승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 OEM이 높은 가격을 수용하면서 2분기 D램 고정가격이 13~18% 인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낸드 또한 eSSD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평균판매가격(ASP)이 15% 상승하고 낸드 업계 매출도 1분기 대비 약 10% 늘어날 것으로 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는 영업이익은 메모리 판가 상승에 기반한 DS 실적 개선이 강력한 영업레버리지를 유발한 데 기반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호적인 환율 등을 감안해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능가한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향후 레거시 D램 시장 수급 개선에 따라 지속적인 실적 눈높이를 상향하리라 예상된다"고 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61.2% 증가한 1조196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오른 21조700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2분기 역대 최대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매출 21조 959억 원, 영업이익 9981억 원)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은 기존 주력사업과 신사업이 조화를 이룬 덕분으로 분석된다. 핵심인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역대 가장 더웠던 올해 6월 AI를 탑재한 휘센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
냉난방공조와 전장을 두 축으로 하는 새 성장동력인 B2B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HVAC는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수요가 늘면서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고, 전장 사업은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차량용 램프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그간 확보한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개인간거래(B2C) 사업에서는 22종 가전제품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부가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과 TV 등 기존 판매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콘텐츠·서비스 사업 등 새 수익 모델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연간 구독 매출은 1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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