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투쟁, 왜 대통령실 말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하는지 아십니까?"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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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은 정창조 노들장애학궁리소 활동가가 묻고 박 대표가 대답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박 대표는 "새벽부터 욕먹고 두들겨 맞을 각오"를 하고서 출근길 지하철로 향하는 건 장애인을 혐오하고 소외시키는 사회에서 장애인도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호소한다.
박 대표는 장애인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비정함을 나치 독일의 장애인 대량 학살 작전명인 'T4'에 빗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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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출근길 지하철이냐고들 하죠. 저는 반대로 물어보고 싶어요. 왜 출근길 지하철은 안 되는 건가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대통령 있는 데로, 국회로 가지, 왜 여기서 난리냐’며 비난하는 시민들에게 “눈 마주치는 한 명 한 명한테 정말로 미안”하다고 고백하면서 이렇게 반문한다. “청와대나 국회는 당연히 수도 없이 갔고,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거 이상으로” 해봤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지하철을 선택했다는 설명과 함께.
‘출근길 지하철: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은 정창조 노들장애학궁리소 활동가가 묻고 박 대표가 대답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박 대표는 “새벽부터 욕먹고 두들겨 맞을 각오”를 하고서 출근길 지하철로 향하는 건 장애인을 혐오하고 소외시키는 사회에서 장애인도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호소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하철 역사의 휠체어 리프트가 ‘살인기계’처럼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더 나아가 장애인의 교육권과 노동권이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지도 조목조목 설명한다.
박 대표는 장애인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비정함을 나치 독일의 장애인 대량 학살 작전명인 'T4'에 빗댄다. 실제로 장애인을 죽이진 않지만 “알아서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장애인 시설에서 방치되거나 학대받아 죽는 장애인이 적지 않다. 그는 장애인이 자립해서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장애인의 권리 생산에 초점을 맞춘 권리중심공공일자리가 그중 하나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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