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던 주담대 금리 갑자기 '돌아선' 까닭 : 차주의 눈물

강서구 기자 2024. 7. 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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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인하 제동 건 정부
정부 우려에 금리 올린 은행
심상치 않은 가계부채 증가세
고금리에 취약차주 고통 커져

시장금리 하락으로 떨어졌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6월 말 국내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고정+변동) 주담대 금리는 2.94~5.76%를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가 3%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었다. 하지만 주담대 금리의 하락세는 금융당국의 한마디에 제동이 걸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참석한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시중은행이 부랴부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고, 다른 은행도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를 억제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금융당국이 주담대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건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708조5723억원을 기록했다. 5월(703조2380억원) 대비 5조3415억원 늘어났다.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잠잠하던 가계대출이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거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가계부채가 내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취약차주의 부실 우려가 심상치 않다. 여기서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 대출 보유)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주 644점 이하)인 차주借主를 뜻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6.15%였던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올 1분기 9.97%로 치솟았다. 취약차주의 비중은 2022년 5.0%에서 올 1분기 5.1%로 소폭 증가할 때 연체율은 크게 상승했다. 고금리 국면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취약차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자영업 취약차주의 연체율이다. 같은 기간 자영업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4.63%에서 올 1분기 10.21%로 두배 이상 상승했다. 취약차주의 비중도 10.6%에서 12.7%로 2.1%포인트 치솟았다. 자영업 취약차주의 잔액 비중도 9.2%에서 11.3%로 커졌다. 취약차주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가 취약차주의 고통을 덜어줄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출을 억제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차주의 원리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비교적 낮은 금리로 제공할 수 있는 정책 자금 등을 활용해 취약차주의 부실이 현실화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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