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코치 "성적 아쉬웠던 한화, 도움되고 싶었다" 5년 만에 현장복귀 '유망주 텃밭' 마운드 책임진다 [인터뷰]

안호근 기자 2024. 7. 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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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로 선임된 양상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한화 중계를 많이 했는데 경기를 보면서 나도 뭔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 적으로 만났던 두 사령탑이 한화 이글스에서 의기투합했다. 김경문(66) 한화 감독 부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양상문(63) 스포티비 야구 해설위원이 투수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한화는 5일 "양승관(65) 전 NC 다이노스 코치를 수석 코치로, 양상문 전 여자야구 국가대표 감독을 투수 코치로 각각 신규 영입했다"며 "후반기 성적 상승을 위한 분위기 쇄신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일 팀 부진과 맞물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당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지금 색깔을 강하게 하기보다는 내가 해왔던 것과 한화만의 장점을 섞을 생각"이라고 말했는데 부임 한 달 만에 자신의 야구에 힘을 보태줄 두 코치진을 품에 안게 된 것이다.

양승관 수석 코치보다도 오히려 눈길을 끄는 건 양상문 투수 코치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2차례, LG 트윈스에서 한 차례 감독을 지낸 경험이 있고 LG에선 이후 단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야구 해설위원과 여자야구 대표팀 사령탑을 지내다 다시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LG 트윈스 감독 시절 당시 NC 다이노스 사령탑이었던 김경문(오른쪽) 감독과 포스트시즌에서 만났던 양상문 코치.
양상문 투수 코치는 5일 한화의 코치진 영입 발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방송하면서 한화 중계를 많이 했다. 한화 야구단을 보니까 나도 뭔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 팬들의 뜨거운 열정에 비해 성적으로는 잘 보답이 안 됐지 않나. 그래서 나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품고 있었는데 마침 이제 김경문 감독님께서 '같이 좀 하자'고 말씀해주셨고 김 감독님의 한화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 흔쾌히 응하게 됐다"고 합류 계기를 전했다.

2019년 롯데 감독에서 도중 하차한 뒤 5년 만에 복귀했지만 현장 감각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양 코치는 "야구라는 건 전문 분야이고 결국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설위원으로서 또 다른 시각에서 경험을 계속 쌓아왔고 계속 공부도 했다"며 "젊을 때보다도 인간미가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때는 내 열정으로만 했지만 지금은 경험도 더 쌓였다"고 웃었다.

이어 "더구나 투수 쪽 파트, 내가 맞는 분야이다보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큰 그림은 감독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과는 오래 전부터 막역하게 지내온 사이다. 감독으로서도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등 많은 경험을 공유했다. 양 코치는 "김경문 감독하고는 친형제처럼 지내왔던 사이"라며 "김경문 감독께서 생각하는 한화 야구의 성공에 대해 저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이제 의기투합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자 야구 대표팀의 사령탑을 지냈던 이색 경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린 여자 선수들과 부딪혀보면서 그 선수들의 생각을 많이 헤아리게 됐다"며 "지금 한화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 경험들이 한화에서 MZ 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투수 자원인 문동주(왼쪽부터), 황준서, 김서현.
김경문 감독 부임 후 한화는 25경기에서 12승 12패 1무, 5할 승률을 맞추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현재 36승 44패 2무, 전체 9위로 처져 있으나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3.5경기에 불과해 충분히 후반기 목표로 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더구나 투수 전문가로서 명성을 높였던 양상문 코치와 함께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조동욱 등 젊고 유망한 많은 투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그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쏠린다. 이는 올 시즌 한화의 성적, 나아가 향후 몇 년간의 한화의 장밋빛 행보와도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이들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지켜봤던 양 코치다. 그는 "아직은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다 터뜨리지 못한 건 다들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그런 부분을 터뜨려줄 수 있는 방법을 제가 찾아내야 한다. 한 선수도 놓치지 않고 다 성심성의껏 모든 선수들을 다 제 자식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양상문 투수 코치는 "오직 목표하는 것은 한화 야구가 잘 되는 것, 김경문 감독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 뿐이다.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복귀하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경문호'의 색깔이 더욱 짙어진 채로 후반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더욱 기대감이 커진다.

끝으로 팬들을 향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급하지만 또 급하지는 않게, 우리 선수들과 잘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완벽한 투수진을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했다.

양상문 한화 투수 코치.

양 투수 코치와 함께 부임한 양승관 전 NC 다이노스 코치는 수석 코치를 맡게 됐다. 양승관 신임 수석코치는 1991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2군 감독을 비롯해 2018년 NC다이노스 타격코치까지 현장을 지킨 인물로 NC에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타격코치, 수석코치로 김경문 감독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빠르게 팀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반면 두 코치의 영입에 따라 정경배 전 수석코치는 타격 총괄로, 박승민 전 투수코치는 투수 코디네이터로 새로운 보직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뒤 오는 9일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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