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북한이냐"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 편집으로 비판받아

류한준 2024. 7. 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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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RAI)가 원본과 다른 편집 방송을 내보내 논란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일(이하 한국시간)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장면을 다르게 편집해 방송했고 야당은 이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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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RAI)가 원본과 다른 편집 방송을 내보내 논란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일(이하 한국시간)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장면을 다르게 편집해 방송했고 야당은 이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달(6월) 22일 있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당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을 찾았다. 시칠리아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타오북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작가이자 노르웨이 출신으로 지난해(202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욘 포세에세 타오북상을 수여하기 위해 무대로 올랐다. 그런데 산줄리아노 장관이 무대로 나오자 시상식을 찾은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사진)에게 쏟아지는 야유를 박수 소리로 바꿔 편집 방송을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당시 관객 반응이 그대로 담겼다. 산줄리아노 장관의 연설은 관객들의 야유와 함성에 묻히기도 했다.

그런데 RAI 1에서 전날(4일) 방송된 장면에서는 야유 소리가 박수 소리로 바뀌었다. 또한 페스티벌 주쵝측이 야유를 말리기 위해 진땀을 흘리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RAI 감독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고 제1야당인 민주당(PD) 상원위원이기도 한 프란체스코 베르두치는 "국영방송이 장관에 대한 야유를 숨기기 위해 현실을 조작했다"면서 "이는 우리가 권위주의적인 정권 아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의회 문화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도 "북한과 비교될만한 방송"이라면서 "RAI는 정권에 맞서는 방송이 아니다. 정권의 시녀가 됐다"고 비난했다.

RAI는 "해당 방송은 내부 제작 영상이 아니다"라면서 "타오북 페슽;벌 주최 측이 제공한 영상"이라고 해명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RAI는)정권이 바뀔 때마다 편향성 논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RAI는 지난 1924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출범했다. 현재 TV와 라디오 채널을 각각 3개씩 그리고 위성방송과 디지털 방송 전용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2003년 12월 민영화 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개의 민영방송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특정 업체에 유리할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 민영화 계획은 백지화됐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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