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세훈 러브콜…"당헌당규에 '약자 동행' 명시"

한동훈, 오세훈 대표사업 현장 찾아가 지지 호소
"약자 동행 꽃 피워…성공하고 검증된 아이디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7.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최영서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대표 사업인 '약자와의 동행'을 전국으로 펼치겠다며 지지를 요청했다. 오 시장은 앞서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비전으로 삼는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쪽방촌 인근에 위치한 동행식당을 방문해 오 시장과 조찬을 함께 했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주민의 식비 부담을 덜고 공동체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정한 민간식당이다. 오 시장이 내건 민선 8기 첫 정책(약자와의 동행)이다.

오 시장은 "원래는 서울역 앞 같은 곳에서 노숙인, 쪽방촌 주민들 식사를 줄 세워서 배식하듯 했다. 그건 그분들 자존감에 좋지 않다"며 "그런데 이렇게 나오게 되니까 자기 관리가 되면서 생활에 리듬이 생기고 커뮤케이션이 되니까 심리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동행식당은 물론 서울런(취약계층 온라인 교육 및 멘토링 서비스), 안심소득(기준소득과 가구소득을 비교해 부족한 금액의 절반을 현금으로 주는 제도) 등 자신의 대표 사업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시장님이 약자와의 동행을 꽃 피우고 계신다. 우리 당 정강정책과 당헌당규에 약자와의 동행이 정확히 명시돼 있다"며 "성공하시고 검증된 아이디어를 주시면 저희가 서울런을 전국으로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서울런을 깊이 봤다. 제가 (지난 총선을) 80~90일 남겨둔 상태였는데 제가 당 정책국에 전달했는데 우선순위가 밀린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 만족도 높은 사업"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언론 취재 도중에도 식사를 이어가는 오 시장을 향해 "먹방을 많이 해본 것 아니냐. 저는 한번도 안해봤다. 저는 제가 밥 먹는 것도 찍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 후보는 오 시장과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는 굉장히 큰 곳이다. 약자에 대한 정책, 서민에 대한 정책, 중도정책이 실질적으로 성공된 것들을 저희가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며 "제가 당대표가 됐을 떄 서울시가 이미 검증받고 있는 '서울런', '약자와의 동행' 등 좋은 정책을 구현할 수 있을지 오 시장과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7.05. photo@newsis.com

그는 '조찬 회동은 누가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전화를 드렸고 오 시장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며 "처음에는 시청 관사에서 보자고 하다가 어제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제안해서 제가 너무 좋다고 했다. 일단 음식이 되게 맛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오 시장이 약자동행 선언하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지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약자와의 동행이 우리 규정에 있다. 국민의힘은 원래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이다. 저는 그 정당의 대표가 되겠단 사람"이라며 "당연히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책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 시장이 파이터 정치, 팬덤 정치를 우려했다는데 두 가지 키워드 모두 후보가 생각한다'는 질의에 "정치인이니까 여러 얘기할 수 있다"며 "저는 싸울 때 싸우고 대화할 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에게 자신의 대표사업 수용을 지지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몸값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발 좀 이번에는 비전과 품격이 있는 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며 "당 후보 중에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비전으로 삼고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분을 지지할 생각이다. 만나 뵐 때마다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를 겨냥한 듯 "여의도 문법 안 쓴다고 그러셨던 분 조차도 요즘에 보면 여의도 문법에 슬슬 젖어들어가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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