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만에 돌아온 무공훈장…16살 오빠의 마지막 자취
[KBS 강릉] [앵커]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맞서 자유 대한을 지켜낸 사람들에게 주어진 무공훈장 가운데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훈장이 2만 8천 개 넘게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군이 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73년 전 전사한 오빠의 무공훈장이 여동생에게 전달됐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팔순의 할머니, 박복성 씨가 훈장증을 받아듭니다.
'박노천 육군 상병'에게 수여된 '무성화랑무공훈장'입니다.
73년 전 전쟁터에서 숨진 오빠입니다.
황금빛 훈장을 한참을 바라봅니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박복성/고 박노천 육군 상병 여동생 : "참 우리 오빠가 '하늘 천'자 써서 그렇고 나도 '별 성'자 써서 그런가 오빠가 날 찾아오셨네요. 내가 우리 오빠 훈장 받아놓고 많이 울었어요."]
오빠와 헤어진 건 6·25전쟁이 시작된 1950년.
그리고 불과 1년 뒤 오빠의 전사 통지서와 유해가 날아들었습니다.
당시 오빠의 나이는 겨우 16살.
동생 박 씨는 11살 때였습니다.
그 후 도대체 어떻게 숨졌는지, 유해는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른 채 70년 넘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오빠가 적군 8명을 사살한 영웅이었다는 것도, 사망 직후 훈장 수여 대상자였다는 것도 전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박복성/고 박노천 육군 상병 여동생 : "우리 오빠는 똑똑했어요. 인물도 좋았고 체격도 좋았고 오죽하면 개천에서 용났다…."]
이제라도 오빠에 대한 마지막 기억을 찾아줘서.
[ "아니 너무 감사해서 한 번 안아드려야겠다."]
우리 군이 한없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철성/6·25전쟁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장 : "대한민국의 현재를 있게 한 호국 영웅분들을 끝까지 찾아서 한 분 한 분 정성스럽게 예우해서 전달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25전쟁 때 수여된 훈장은 17만 9천 개.
이 가운데, 2만 8천 개는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태원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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