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사적 논의 부적절"…사실상 인정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후암동 쪽방촌 인근 동행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날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던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읽씹'(읽고 씹었다) 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캠프는 전날 즉각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며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 이 정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여사가 '사과하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냐는 물음엔 "제가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재구성됐다고 하잖나. 내용이 좀 다르다"고 했다.
어떻게 내용이 다르냐는 질문엔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문자가 공개된 것은 친윤계의 작전이 개시된 것이란 일각의 분석엔 "저는 지금 당의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당대표가 되고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제가 더 분란을 일으킬 만한 추측이나 가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와 당권을 놓고 경쟁 중인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의 대응을 비판했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과 관련한 질문에 '저는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격적 발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총선 기간 중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할 수가 있나.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며 "한동훈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공적·사적 관계를 들이대더니 이번에도 또 그렇게 했다. 세 분 사이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토록 많은 후보들이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인식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보나마나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거다. 공적·사적 다 떠나 도리와 예의가 먼저"라고 했다.
나 후보 역시 SNS에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후보자 간의 연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한동훈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경험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한동훈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당대회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더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선 안 된다"며 "비전, 민생, 통합을 논하는 전당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한 후보에 대한 옹호 의견도 나왔다. 김종혁 당 조직부총장은 SNS에 "대통령 부인이 사과하는 문제를 남편인 대통령과 상의하셔야지 왜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내 할지 말지 물어보나. 내가 비대위원장이어도 너무 부담스러워서 답변 못하겠다"고 썼다.
이어 "'사과하세요'라고 답하면 대통령 부부께선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섭섭해 했을 게 뻔하지 않나"라며 "사과하지 마십시오 했으면 그 이후의 모든 책임을 비대위원장이 짊어져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조직부총장은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보낸 문자가 어떻게 공개될 수 있나"라며 "공개되지마자 '한동훈이 사과를 하라고 답변해주지 않아 선거를 망쳤다'는 궤변이 난무하다. 여사가 정말 사과하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하시면 된다. 대한민국에서 영부인에게 사과해라 마라 하는 건 가족인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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