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제안한 ‘아시아 데이터 이동 자유화’ 공동성명 채택

일본 도쿄서 13차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열려
류진 “데이터 이동 자유화, 저출생 대응” 제안

류진(왼쪽 세 번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5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 리더들의 모임 ‘제13차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에 한국 경제계 대표로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아시아 경제 리더들의 모임인 ‘제13차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Asian Business Summit)’에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 간 데이터 이동 자유화를 제안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과 김윤 부회장(삼양그룹 회장),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에 한국 경제계 대표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대만·인도·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미얀마·필리핀·말레이시아 등 11개 국가의 13개 경제단체가 참석했다.

류진 회장은 ‘아시아의 성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 한국은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감소 위기에 처해 있으며 과도한 규제 등으로 생산성조차 낮은 수준에 머물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출생‧고령화, 생산성 둔화 문제는 한국뿐만이 아닌 아시아 공통의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이어 아시아 성장 잠재력 약화 타개책으로 AI 기술을 언급하며 이를 위한 ‘국가 간 데이터 이동 자유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AI 모델은 투입된 데이터의 양에 의해 그 성능이 결정된다”며 “세계 인구의 60%를 보유한 아시아는 데이터 상호접근성 확대 시 역내 AI 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 인구 500만명 이상 국가·지역 중 합계출산율이 낮은 상위 5개 곳이 모두 아시아에 있다”며 “역내 공통문제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 아시아 경제인들이 선도적으로 함께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2022년 UN 세계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500만명 이상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낮은 곳은 1위 홍콩을 비롯해 한국, 싱가포르, 대만, 중국 순이다.

김윤 부회장은 ‘신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 발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아시아의 디지털 산업 진흥을 위한 협력과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산업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EU 데이터 거버넌스법과 같이 아시아 또한 보편적 데이터 이동 및 활용 규범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자유무역‧투자 증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한국을 포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국 확대,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내 무역자유화 수준 향상 등 역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의 양적‧질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서밋에 참여한 아시아 13개 경제단체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한경협이 제안한 ‘AI 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의 자유화 및 통용 가능한 데이터 규범 정립’, ‘CPTPP 및 RCEP 개선을 통한 자유무역 촉진’ 등이 성명서에 최종 반영됐다.

이 밖에도 공동성명서에는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 친화적인 제도 구축 ▷우수 외국인 인재에 이민·장기체류 조건 완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