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탈출'·'베테랑2', 수요일 아닌 금요일에 만나요[TF초점]
'금요일 개봉'하는 신작들 연이어 등장
"평일 관객 수 점점 감소…개봉 첫 주말 상영관 확보를 위해"
지난달 21일 스크린에 걸린 하정우·여진구의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에 이어 고(故) 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가 오는 12일, 황정민·정해인의 '베테랑2'(감독 류승완)가 9월 13일로 금요일 개봉을 택했다.
하정우의 말처럼 금요일 개봉은 다소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신작을 수요일에 개봉하는 건 현재 국내 영화 시장의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거슬러 1990년대를 돌이켜보면 당시 금요일이나 토요일 개봉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 주 5일제가 도입됐고 2011년 학교와 기업에서 이를 전면 시행하면서 영화들은 선점 효과를 위해 개봉 요일을 점차 앞당겼고 2012년 개봉한 '도둑들'부터 수요일 개봉이 당연시됐다.
영화계 관계자는 <더팩트>에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영화관 분위기와 관객들의 관람 패턴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수요일에 개봉하면 당일과 목요일의 스코어를 보고 주말 상영관 수를 잡게 되는데 요즘 관객들은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보러 가지 않고 관람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편"이라며 "'문화가 있는 날'이 아닌 이상 수요일 개봉이 예전만큼 임팩트가 있지 않다. 그렇기에 금요일에 개봉해서 1주 차 주말 좌석을 많이 확보해 힘을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개봉 첫 주말 스코어는 영화의 전체적인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작품 개봉을 앞두고 제작사 및 배급사 관계자를 비롯해 모든 배우도 "개봉 첫 주말이 지나 봐야 (흥행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이어 관계자는 "요즘은 입소문의 힘이 개봉 2주나 3주 차에도 이어진다. 그런데 수요일에 개봉해서 초반 스코어가 잘 안 나오면 주말 상영관의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금요일 개봉을 선택하는 것 같다. 금요일을 주말의 시작으로 보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극장 환경이 많이 변화하고 있고 평균적인 평일 관객 수가 낮아지다 보니 바로 주말로 이어지는 금요일 개봉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비슷한 의견을 냈다.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이선균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 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은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으로, 주지훈은 렉카 기사 조박으로,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로 분해 극을 이끈다. 세 사람의 열연에 힘입어 '탈출'은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고 140개국에 선판매되는 쾌거를 거뒀다.
황정민과 정해인은 베테랑 형사와 신입 형사로 만나 매력적인 관계성과 내밀한 연기 호흡으로 극을 이끈다.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던 프로젝트였기에 '베테랑2'가 완성돼 더욱 뜻깊다. 관객들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개봉한다는 점으로 한 번 더 작품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 같은 결정이 작품의 전체적인 흥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앞서 금요일에 개봉한 '하이재킹'이 개봉 2주 차 주말까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인사이드 아웃2'에 밀려 좀처럼 힘쓰지 못했던 만큼 '탈출'과 '베테랑2'가 긍정적인 성적을 거두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끝으로 배급사 관계자는 "금요일 개봉은 제작사나 배급사의 전략이자 새로운 시도"라며 "금요일에 개봉하는 작품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두면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들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현재로서는 금요일 개봉을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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