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홈런 훔쳤다" 美 경악한 특급루키의 미친 수비, 슈어저 살렸다…SD는 2연승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와이어트 랭포드가 벽을 박차고 올라가 김하성의 홈런을 훔치면서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의 초반 2실점을 막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특급루키 외야수 와이어트 랭포드(23)가 일을 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의 시즌 11호 홈런을 훔치는 미친 수비로 사이영상 수상 3회에 빛나는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40)를 살렸다.
김하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텍사스와 경기에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27에서 0.225로 약간 떨어졌다. 샌디에이고는 3-1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김하성은 0-0으로 맞선 2회말 슈어저와 처음 마주했다.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2사 1루로 바뀐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3-1로 유리한 가운데 5구째 시속 92.5마일짜리 직구가 몸쪽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온 것을 제대로 받아쳤다. 비거리 370피트(약 112m)로 글로브라이프필드 왼쪽 담장을 충분히 넘길 타구였다.
그러나 텍사스 좌익수 랭포드의 특급 수비에 막혔다. 랭포드는 김하성의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담장을 타고 오르면서 낚아챘다. 타구 속도가 끝까지 죽지 않고 뻗어가는 데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잡아냈다.
미국 언론은 '랭포드가 또 한번 호수비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며 놀라워했다. MLB.com은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의 배트에 맞고 공중을 날아간 타구는 왼쪽 담장 바로 뒤 관중석 1열에 거의 떨어질 뻔했다. 그러나 랭포드가 담장을 타고 올라 김하성의 타구를 훔치면서 초반 선발투수 슈어저가 2실점 할 위기에서 구했다'며 놀라워했다.
김하성은 2경기 연속 안타 행진과 함께 시즌 11호 홈런을 기록할 기회가 무산돼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상대 투수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가능한 리빙레전드 투수 슈어저였다. 슈어저는 빅리그 통산 460경기에서 215승110패, 2851⅓이닝, 3378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3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메이저리그 특급 에이스로 군림한 슈어저에게 김하성이 홈런을 치며 영웅이 될 기회 역시 무산됐다.
랭포드는 루키답게 호수비에 그저 해맑은 반응을 보였다. 홈런을 치는 것보다 홈런을 잡는 게 더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김하성의 홈런이 매우 높게 떴고, (왼쪽 담장) 코너는 매우 깊어서 (수비하기가) 약간 까다롭다. 나는 정확한 타이밍에 좋은 점프를 하려 했고, (점프하고 내려왔을 때) 내가 공을 잡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찰나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랭포드는 지난달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신인에 오를 정도로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그는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352, 출루율 0.435, 장타율 0.648, 3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슈어저는 랭포드의 수비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놀라웠다. 와이어트가 경기에서 홈런을 훔친 그런 수비는 모든 사람을 흥분시키고, 계속해서 경기를 하고 싶게 만든다. 훌륭한 수비를 보는 것은 고무적이다. 훌륭한 수비를 했을 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유망주의 활약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랭포드는 스피드가 좋고 어깨도 강하고 정확하다. 계속 좋아지기만 한다. 초반에는 지명타자로 많이 나섰지만, 지금은 좌익수로 매일 자신의 임무를 해내고 있다. 정말 좋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랭포드의 호수비에 막혔던 샌디에이고는 4회초 뒤늦게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주릭슨 프로파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2사 3루에서 도노반 솔라노가 좌전 적시 2루타를 쳐 1-0이 됐다. 6회초에는 프로파가 랭포드가 없는 오른쪽 담장 밖으로 솔로포를 날려 2-0으로 앞서 나갔다.
6회말 랭포드가 텍사스의 반격을 이끌었다. 1사 후 코리 시거가 2루타로 출루한 뒤 나다니엘 로위가 볼넷을 얻어 1사 1, 2루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마이클 킹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제레미아 에스트라다를 투입했다. 에스트라다는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2사 1, 2루까진 버텼지만, 랭포드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2-1로 쫓겼다.
샌디에이고가 7회초 추가점을 뽑으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을 때 김하성이 타석에 있었다. 1사 3루에서 김하성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3-1로 거리를 벌렸다. 김하성의 타구는 또 랭포드의 글러브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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