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도로에 누워있다"…시청역 참사 당일 쏟아진 119 신고

김민정 2024. 7. 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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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어요".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당시 119신고 전화 녹취록에는 당시의 긴박했던 현장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오후 9시 43분께 전화를 걸어온 마지막 신고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는데 한 명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나머진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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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단정 어려워"…운전자 체포영장 기각
가해자,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 주장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어요”.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당시 119신고 전화 녹취록에는 당시의 긴박했던 현장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소방당국에서 제출받은 7월 1일 119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현장 조사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7분부터 오후 9시 42분까지 약 15분 동안 총 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시청역 사거리에 자동차 사고가 크게 났다. 승용차끼리 박은 것 같다”며 사고 충격으로 차가 완전히 반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 한 명이 도로에 누워 있다”고 했다.

27초 뒤 이어진 두 번째 신고에는 인명 피해가 크게 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목격했다는 신고자는 “다섯 명 이상 쓰러져있다. 검은색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를 덮쳐서 사람들이 많이 다친 것 같다”고 다급히 말했다.

3초 뒤 사상자 수는 또 늘었다. ‘환자가 몇 명이나 되는 것 같냐’는 질문에 신고자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이라며 “의식이 없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에 접수 요원이 “지금 응급처치 부서 연결하면 응급처치할 수 있겠어요 선생님?”이라고 묻자 주저하는 듯했지만 “제가 하겠다”고 답했다.

119에 신고하면서 흐느끼는 시민도 있었다. 현장 인근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추정되는 한 신고자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주변 상황을 말했고, 이를 들은 대원은 “진정하라”며 연신 신고자를 안정시키기도 했다.

오후 9시 43분께 전화를 걸어온 마지막 신고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는데 한 명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나머진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께 차모(68) 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했고 7명이 부상을 당해 총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한 추모객이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차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차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 골절상을 입는 등 건강상의 문제로 그동안 경찰 조사를 받지 못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신문에서 차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발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다.

차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아내인 B씨도 지난 2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차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3조 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 씨의 차량 감식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 단정이 어렵다”며 경찰이 신청한 차씨의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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