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동학→서학개미 변신, 왜? "한국증시 부정적인 이유는…"

권애리 기자 2024. 7. 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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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에 한국 국내 증권시장을 떠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잖아요. 왜 이렇게 국내에서는 투자를 꺼릴까, 설문조사한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에 국내 증시에서는 7조 5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미국주식은 무려 11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습니다.

그야말로 국내 증시를 팔고 뉴욕 증시를 샀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요.

왜 국내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은가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1천37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봤더니요.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오르지 않아서, 안 올라서였습니다.

미국, 타이완, 일본, 이번에 정치 리스크가 크게 불거지기 전까지의 유럽, 세계 주요국 증시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동안 한국 증시는 어제(4일) 연고점을 찍으면서 최근에 힘을 내고는 있지만, 역대 최고치에 아직 한참 못 미치는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 증시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너무 강하다, 실적에 비해 저평가되는 면이 있다, 정부도 이렇게 보고요.

한국 증시 경쟁력 제고 방안, 이른바 '밸류업'을 위해서 이번 주에 몇 가지 방안들을 더 발표하기도 했죠.

<앵커>

우리 증시가 이렇게 저평가되는 이유 투자자들은 뭐라고 보던가요?

<기자>

가장 많이 꼽은 주가 부진 이건 저평가의 결과일 거고요.

그 저평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다른 문제들 기관보다 개인에게 투자환경이 불리하고, 배당소득세를 많이 걷는다.

그리고 기업들의 배당 같은 주주 환원이 부족하다, 이런 점들을 투자자들은 꼽았습니다.

그럼 한국 증시 뭘 바꿔야 움직임이 좀 더 활발해질까?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답변이 나온 건 일단 세제 개선입니다.

응답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57.7%가 금융투자 관련 세금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객관식 복수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특히 주식 같은 투자상품을 오래 갖고 있으면 세제 혜택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미국은 투자자가 1년 넘게 오래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세금 혜택을 줍니다.

우리도 장기보유자에게는 혜택을 줘서 이른바 '단타'에 집중된 국내시장 분위기를 바꿔달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는 게 대한상공회의소의 얘기입니다.

배당소득세를 낮추고 분리과세를 해달라는 의견에도 응답자의 35.1%가 찬성했습니다.

<앵커>

정부도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또 개선에 나서고 있잖아요. 정부의 이런 정책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봤네요.

<기자>

최근에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지금 적용 유예 중인 신설 세금인 '금융투자소득세' 이게 내년부터 드디어 적용되기 시작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국내 주식이나 국내 공모형 펀드의 경우에는 5천만 원, 해외 주식이나 채권 같은 경우에는 250만 원의 수익까지만 공제해 주고 그 이상의 차익에 대해서는 지방세까지 해서 22%의 세금을 물리는 신설 세금이죠.

이 세제가 시행되면 주식투자로 연간 100만 원 넘게 버는 전업주부 같은 사람들은 연말정산의 인적공제 대상에서도 탈락할 걸로도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 금투세는 폐지하자고 가닥을 잡았지만, 국회 논의가 남아있는데요.

실제 내년부터 금투세가 시행된다고 하면 국내 투자를 줄이겠다고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에 68%가 답했습니다.

반면에 ISA 계좌에 넣어둘 수 있는 돈과 이 계좌의 비과세 한도를 늘리면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74.7%였습니다.

설문 참여자들이 금융투자를 둘러싼 세제 변화를 상당히 주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설문조사는 미리 정해진 객관식 답변 안에서 복수응답하는 식이었다고 말씀드렸죠.

설문 문항에서 언급되지 않은 요인들 중에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고민해 볼 것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CNBC는 1분기에 우리 밸류업 방침이 처음 발표됐을 때, 미국과 영국 투자분석가들의 분석을 인용해서요.

정작 해외에서 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재벌 지배구조다, 한국은 소수 오너 일가 재벌 가족들이 일부러 기업의 주가를 낮게 유지해서 사적인 이득을 취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건 지금의 밸류업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들까지 근본적으로 고민하면서 이번 설문조사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지적한 한국증시 저평가의 원인과 그 타개책들도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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