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절절한 사부곡 "父 3년간 70차례 항암 치료, 의지 강했는데.." [종합](아빠는 꽃중년)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는 꽃중년' 11회에서는 54세 아빠 안재욱이 9세 딸 수현, 4세 아들 도현과 함께 비어 있는 양평 본가를 오랜만에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소에서 안재욱은 모처럼 양평 본가를 찾았다가 '잡초밭'이 되어 있는 집 상태에 경악했다. 지난해 11월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집이 오래 비워져 있어서 마당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난 것. 안재욱은 한숨을 쉬며 잡초와의 전쟁에 돌입했지만, 아이들은 "잡초에 달린 꽃이 너무 예쁘다"며 행복해했다.
얼마 후, 안재욱은 제초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제초 전문가는 "염소를 풀어놓으면 된다"며 염소들을 집에 들였다. 갑작스러운 염소의 등장에 안재욱은 당황스러워 했지만, 두 아이들은 "염소 키우고 싶다"며 염소를 졸졸 쫓아다녔다.
제초 작업을 염소에게 맡겨둔 뒤, 안재욱은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단골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은 그가 부모와 종종 찾던 곳으로, 익숙한 반찬들이 세팅되자, 안재욱은 "아버지 생각이 난다"면서 애틋한 감정을 내비쳤다.
식사 후, 집에 돌아오자 마당은 깨끗하게 정리돼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안재욱과 아이들은 드디어 집 내부에 들어섰는데,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 신발을 신은 채 입장했다. 내부에는 생전 안재욱 부친이 쓰던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이를 본 안재욱은 부친을 향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가 3년간 70여 차례 넘는 항암 치료를 하셨다. 의지가 대단하셨다. 치료를 마치시면 이곳에서 쉬시려고 침대 하나만 남겨뒀는데 지난해 11월에 세상을 떠나셨다. 현재 어머니는 서울 본가에 계신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티 내고 싶진 않은데, 솔직히 가슴 속 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복잡한 감정 속, 안재욱은 "우리끼리라도 이 집에 애정을 붙여 보자"며 아이들과 마당에 꽃을 심었다. 수현과 도현도 직접 문패를 만들며 새로운 추억을 쌓았다. 이후 세 식구는 가마솥 된장 칼국수를 만들어서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식사를 하던 중, 안재욱은 아이들에게 "언젠가 아빠도 하늘나라에 가면 어떡하지? 수현이가 다 커서 아이를 낳은 후에 가야 할 텐데…"라고 슬쩍 물었다. 수현과 도현은 곧장 "안 돼, 가지 마"라며 고개를 저었다.
직후 안재욱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식구들에게 두려움을 미리 심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부정적인 만일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는 안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아이들에게 "그러니까 우리가 함께 더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거야. 내일부터 엄마한테 더 잘 하자"고 했다.
수현은 이에 화답하듯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챙겨드릴게요. 할아버지 사랑해요"라는 영상 편지를 띄워 안재욱은 물론 스튜디오의 '꽃대디'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58세 '꽃대디' 신성우의 하루가 펼쳐졌다. 이날 신성우는 둘째 환준의 어린이집 '가족 나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극 내향형'이지만 신성우는 환준의 친구들에게 다가가 "너희들 털 난 아저씨 처음 보지? 나 무서운 아저씨 아니야"라면서 사진을 찍어주는 등 스윗함을 드러냈다.
또한 신성우는 아이들의 '몸풀기 체조' 동요에 맞춰, 모든 걸 내려놓은 채 '삐그덕 율동'을 시전해 현장을 뒤집어 놨다. 점심 식사 시간이 되자, 그는 '먹방 요정' 환준이 자꾸만 식사를 거부해 당황했다. 알고 보니 행사 상품인 장난감 자동차에 정신이 팔려 밥은 뒷전이었던 것.
신성우는 "쟤는 자동차가 신이야…"라며 한숨을 내쉰 뒤, '혼밥'을 했지만 결국 아들이 원하는 자동차 상품을 타기 위해 '아빠 게임'은 물론 '엄마 게임'에까지 참여했다.
특히 '아빠 게임'에서는 그네 레이스에 참여해 환준을 맨 채 전력 질주를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런 뒤, 환준과 공원 산책에도 나섰는데 아빠의 손을 자꾸만 뿌리치고 친구들만 따라다니는 환준의 모습에 낯설어하면서도, 처음으로 첫째 태오 없이 환준과 단둘이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가슴 벅찬 모습을 보였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 신성우는 환준 친구 아빠들과 짧은 '수다 타임'을 즐겼다. 30대 초반의 아빠가 신성우에게 "저희 어머니와 나이대가 비슷하다"고 말하자 신성우는 잠시 '현타'에 빠졌다. 그러나 이내 49세인 '육아 동지' 아빠와 "체력이 달린다"며 공감대를 형성해 급격히 친해졌다.
또한 살림하는 남자들간의 고충을 공유하며 "조만간 맥주 한잔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모임을 즐겁게 마친 신성우는 "환준이가 오늘을 기억 못 했으면 좋겠다"는 반전 소회를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성우는 "보편적으로 기억이 안 나면 좋은 거고, 기억이 나면 정말 나빴던 것"이라며 "나쁜 기억이 없으면 그걸로 됐다. 환준이가 오늘을 특별한 날로 기억하지 않길 바란다"고 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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