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운전자에 마약류 투약…의사 등 42명 덜미

【 앵커멘트 】 경찰이 '압구정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주차 시비' 사건에 연루된 의사와 병원 관계자 42명을 마약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이들은 마약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모두 피한 것으로 드러나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한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병원 침대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고, 다른 남성은 힘없이 병상에서 그대로 떨어집니다.

의사에게 뭔가를 간곡히 부탁하듯 두 손을 모아 비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내원자들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람보르기니 남도 여기서 맞고 간 거잖아요. 이럴 줄 알았어. 폐업하면 될 거라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차린 의사 A 씨는 에토미데이트를 지난 2019년부터 4년 동안 불법 판매해 12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판매된 양만 44,100ml로 성인 기준으로 무려 8,900차례 투약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하지만 에토미데이트는 현행법상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아 이 병원을 찾아 투약한 75명은 모두 형사처벌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강선봉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 대용으로 쓰이고 있음에도 이를 감시, 처벌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입니다. "

마약에 취해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낸 롤스로이스 운전자를 비롯해 28명에게 마약을 투약한 의사 B 씨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B 씨는 미용 시술을 빙자해 마약류를 549차례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경찰 수사에 대비해 진료기록을 은폐한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두 병원 관계자 등 42명을 모두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김상진 화면제공: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