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넓히는 인뱅… 제휴업종에 성역 없고, 적과도 손잡는다[문화금융리포트 2024]
카뱅, 배스킨라빈스와 적금 출시
납입 완료하면 아이스크림 할인
토스뱅크, 광주銀과 공동대출
케이뱅크는 앱서 실물 금 거래
주담대 비교 내놓은 네이버페이
저축보험도 플랫폼서 비교·추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거대한 파도가 금융권에도 밀려오자 그동안 전통 금융사를 떨게 한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 플랫폼 경쟁의 새 판이 예고되는 만큼 비대면 금융에서 계속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대면에서 출발한 강점을 확대해 자체 플랫폼을 통한 성역 없는 영업망 확대에 집중한다. 자사 플랫폼과 서비스를 모든 상품 거래에 연결하겠다는 의지다.
◇‘아이스크림 회사부터 은행까지’, 인터넷뱅크 ‘파트너’=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803만 명으로, 은행 단일 플랫폼으로는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1240만 명(5월 말 기준)으로 뒤를 잇고 있다. 출범 초기 라이언 등 캐릭터를 앞세워 고객을 모았던 카카오뱅크는 최근엔 다양한 회사와의 제휴로 고객 유입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는 여름을 맞아 적금 시 ‘배스킨라빈스’ 구매 혜택을 주는 ‘한달적금 with 배스킨라빈스’를 출시했다. 한달적금은 매일 100원부터 3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한 단기적금상품이다. 향후 외환시장으로도 제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여행자들을 위한 외화 선불식 충전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달러박스’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고객은 달러박스에서 달러를 쉽게 모아 출금하고, 선물을 보낼 수 있으며 해외에서 사용할 때에는 트래블월렛 서비스를 연결해 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는 ‘매일 방문하는 생활 속 앱(Daily-go to-App)’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핵심 역량으로 ‘데이터’와 ‘오픈 Eco-System’을 삼고 있으며, 다른 금융사는 접근·활용 불가한 주주사 및 제휴사의 데이터와 고객의 선호·관심사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상품·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객이 보유한 모든 투자 자산을 케이뱅크 플랫폼을 통해 관리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이다.
최근에는 투자 제휴 자산의 종류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케이뱅크 플랫폼에서 금을 쉽게 구매하고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는 실물 금 구매 서비스를 내놨다. 출시 한 달 만인 지난달 말 기준 이용 고객이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대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제휴했다. 은행권 최초로 ‘비상장주식 시세조회’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제휴의 영역을 경쟁사인 은행까지 확대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하반기 광주은행과 공동으로 개발한 ‘공동대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정례회의에서 이들의 공동대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신규 지정한 바 있다. 토스뱅크 플랫폼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각각 대출심사를 한 뒤에 함께 대출한도와 금리를 결정하고, 토스뱅크 플랫폼에서 한 번에 대출을 실행하는 형태다.
토스뱅크는 자산관리(WM)서비스를 통한 제휴 확장에도 진심이다. 현재는 사업 초기로 일부 증권사와 제휴를 통해 발행 어음, 국내 및 해외 채권, 연금저축 등의 금융상품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광고로 발생한 개인들의 채권구매 규모만 7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출시한 외환(FX)서비스도 인기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평생 무료 환전을 제공한 것도 제휴를 통해 공급자를 끌어들인다는 플랫폼 전략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가 대출 금리도 낮춰 준다” 자산관리 기능까지=‘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으로 은행들을 긴장시켰던 네이버페이는 최근에는 대출 영역에서 경쟁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네이버페이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대환대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서다. 이 서비스의 강점은 사용자의 네이버페이 부동산 콘텐츠 이용 동선에 맞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 5월 기준, 대출 총 신규 취급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약 650만 원의 이자를 절감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6월에는 업계 최초 ‘저축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높은 거래 트래픽을 자사의 안정적인 고객으로 전환하는 전략에 착수했다. 올해 5월 개인 밀착형 금융 분석·예측 서비스 ‘금융비서’를 출시했다. 고객의 마이데이터와 신용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금융 현황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고객 행동을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개인별 맞춤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또, ‘록인(Lock-in)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선불충전금(선불 전자지급수단) 유치에도 힘을 쓰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5352억 원을 예치해 국내 플랫폼 중 유일하게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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