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제일 얇네” 캐디 성추행 80대 前은행장 “칭찬의 의미”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2024. 7. 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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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여성 캐디(경기 보조원)의 허리를 만지거나 음란 영상을 시청하고 부적절한 농담을 한 80대 전직 은행장이 "칭찬의 의미였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후 4시 40분경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30대 여성 캐디 B 씨를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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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여성 캐디(경기 보조원)의 허리를 만지거나 음란 영상을 시청하고 부적절한 농담을 한 80대 전직 은행장이 “칭찬의 의미였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판사 전희숙)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은행장 A 씨(82)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후 4시 40분경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30대 여성 캐디 B 씨를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전직 고위직 공무원, 의사 등과 함께 골프를 치던 중 B씨의 허리를 양손으로 만지며 “골프장에서 허리가 제일 얇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홀 이동 중 B 씨가 있는 곳에서 음란 영상을 시청하며 부적절한 농담을 반복하기도 했다. A 씨의 일행 중 한명은 B 씨가 보는 길 한가운데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B 씨는 쉬는 시간 담당 팀장에게 피해를 여러 차례 호소했고, 골프장 직원이 A 씨 일행의 행동을 만류하자 그는 피해자에게 “일렀네. 일렀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골프를 하던 중 칭찬의 의미로 허리가 가늘다고 말한 것일 뿐 강제추행을 한 적은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과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인 점과 추행 정도와 횟수, 피고인 나이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2022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강제추행 발생건수는 1만5864건이며 검거건수는 1만4953건으로 집계됐다. 발생건수 대비 검거건수는 94.3%이며 검거인원은 1만5800명으로 나타났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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