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몰매 맞아도 한동훈이 1등, 때리다 지치는 원희룡·나경원

은현탁 기자 2024. 7. 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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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는 당원 80%·일반국민 20% 투표로 뽑게 돼 있죠. 당심(黨心)이 결국 당 대표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당권 주자들도 당원의 41%를 차지하는 영남권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을 둘러싼 후보 간 설전을 먼저 살펴보고, 보수의 심장인 영남의 당심은 누구에게 향하는지 알아보죠.

◇한동훈, "구태이자 가스라이팅"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가 '제3자 채상병 특검법안'을 제안한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왔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한 후보의 '채상병 특검법안'이 탄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말인데요. 보수 진영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해 한 후보의 독주를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 측이 연일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 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적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당 대표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라며 "그런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했습니다. 윤상현 후보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한 후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에서 나온 '절윤'이라는 표현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계가 단절됐다, 끝났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을 일종의 '공포 마케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 후보는 이날 SNS에 "일부 후보들은 '공포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그런 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맞대응했습니다.

치킨 먹는 원희룡 후보와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 한 말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라고 했고, 유 전 의원은 사퇴했는데요. 당정 갈등은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고, '배신자 프레임'은 보수 지지층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와 달리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온 '배신자 프레임'은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를 '배신자'라고 지목한 일이 없습니다. 당원들 사이에도 총선 패배 이후 당을 쇄신하려면 한 후보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영남 32만 책임당원 손에 달린 당권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는 세 후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여전한데요. 결국 전체 당원수의 40%나 되는 영남권 당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80만여 명이며 이 가운데 영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비율이 41%,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비율이 36%입니다. 영남과 수도권의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영남의 당원수가 많은데요. 당권 주자들이 투표권자가 32만여 명에 이르는 영남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원 후보는 지난 3일 출마 선언 이후 다섯 번째 영남을 방문했어요.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치맥페스티벌 개막식 행사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나 후보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대구와 부산을 찾은 데 이어 3일 다시 대구를 방문해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윤 후보도 지난달 29일에 이어 3일 대구를 찾아 당원 간담회와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초청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당원들과 간담회 하는 나경원. 연합뉴스

한 후보는 지난달 27일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대구의 5개 당원협의회를 방문했고, 다음 날에는 부산 8개 당협을 찾아 책임당원 공략에 나섰습니다. 다만 한 후보는 범 친윤 세력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데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와의 만남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친윤 장제원 전 의원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원협의회 방문도 무산됐습니다.

◇여론조사는 한동훈 대세론 여전

국민의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보면 한동훈 후보의 독주가 여전한데요. 한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죠. 이대로 가면 오는 23일 1차 투표에서 끝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①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국 유권자 1002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한동훈 35.0%, 원희룡 11.3%, 나경원 9.8%, 윤상현 5.2%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379명) 조사에서는 한 후보가 62.9%로 상대 후보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17.9%, 나경원 8.1%, 윤상현 2.7% 순입니다.

②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무선 전화면접)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한동훈 28%, 나경원 19%, 원희룡 13%, 윤상현 7% 순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층(311명) 조사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한동훈 55%, 원희룡 19%, 나경원 14%, 윤상현 3%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런데 여기서 잠깐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지지하는 후보와 당원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지만 7·23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가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2대 총선 당시 전체 유권자는 4425만 명이었는데요. 국민의힘 당원이 80만 명이라고 할 때 실제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당원이 포함돼 있을 확률은 1.8%에 불과합니다. 이래서 여론조사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대구 방문한 국민의힘 당권주자 윤상현. 연합뉴스

원 후보는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4000만 명 중에서 1000명 샘플, 그중에 실제 투표할 당원은 20명이나 10명밖에 안 들어가 있다"면서 "그래서 '어대한'이라는 그 인기의 어떤 겉으로의 표면적인 분위기나 지금 여론조사는 참고는 되겠지만 실제 투표 결과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희망사항이겠죠. 국민의힘 지지층과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표심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원진, "대구경북 그냥 놔두면 반반"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거, 특히 영남의 당원들 또 지지자들의 생각은 한동훈 후보에게 상당히 지지의 의사 표현하는 분들이 강해요. 그 점을 인정하고 선거운동을 해야 된다고 봐요. 그런데 최근에는 대통령과의 관계 또는 당권을 잡았을 때 혼란이 올 것, 이런 데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요한 최고위원 후보-"그런데 재미난 것은 경남하고 대구 가보니까 분위기가 바뀌고 있어요. 많이 느꼈습니다. 우리 생각 바뀌었다. 지금은 전반전인데 후반전에 가면 100% 뒤집힐 거라고, 제가 언론에서 90%라고 그랬는데 저는 거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고~."(3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서울 수도권 지역, 그리고 우리 당원이 많은 대구, 경북, 부산 지역의 의원들 그다음에 당원들과도 소통을 백서 때문에도 했고 자주 하고 있는데 고민이 많으십니다. 레이스 시작할 때보다 더 접전의 양상으로 가면 가지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결선 가는 것으로) 그렇게 봅니다."(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대구 국회의원, 경북 국회의원이 25명이 다 됐잖아요. 그런데 나서서 우리 이번에는 원희룡으로 가자, 나경원으로 가자 이렇게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결국 안 나서면 어떻게 돼? 그냥 놔두는 거야. 알아서 하세요. 놔두면 반반이야."(6월 2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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