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NP파리바 韓 대표 “한국과 우리는 ESG 전략 일치...한국에서 비즈니스 확장 기대”

김효선 기자 2024. 7.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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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테 레가조니 BNP파리바 한국 대표 인터뷰
”美 연준 금리 인하 12월이나 돼야”
한국과 프랑스는 비슷한 점이 많아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많이 열려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감독 당국이 핀테크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외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성장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도로테 레가조니(Dorothée Regazzoni) BNP파리바 한국 대표는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BNP파리바는 63개 지역에 진출해 있고, 18만30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는 거대 글로벌 은행이다. 올해 3월 선임된 레가조니 대표는 BNP파리바가 197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여성 대표다.

그는 2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기업금융 전문가다. 스위스 세인트갈렌 대학에서 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1998년부터 시티그룹의 스위스 기업·투자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9년 스위스의 선임 뱅커로 BNP파리바 그룹에 합류한 후 스위스와 독일의 기업금융 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한국으로 오기 직전에는 프랑스 파리의 BNP파리바 본점에서 다국적 기업금융 글로벌 대표직을 맡았다.

레가조니 대표는 시장에 팽배해져 있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라고 답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이나 돼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완화됐다는 더 많은 증거가 나와야 하는 데다가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8월과 10월 사이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로테 레가조니 BNP파리바 한국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상훈 기자

-한국 대표로 임명된 지 3개월이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배우고,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는 데 매우 바쁜 석 달을 보냈다. 사실 아시아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 익혀야 할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나와 함께 한국으로 온 가족들과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을 즐기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들과 경복궁에 갔는데, 조선시대 건축물의 규모와 아름다움에 깊이 감명받았다. 한글이 매우 독특한 언어임을 알게 된 후로 한국어 과외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 내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한국으로 오게 된 이유가 있는지.

“유럽에서 글로벌 기업금융 부문을 담당했을 때 다양한 국가의 세계적 기업과 만났다. 당연히 한국 기업과 협업할 기회도 많았는데, 당시 글로벌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밸류체인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또한 한국은 기술, 자동차, 철강,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전체 비즈니스와 운영을 담당하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와 한국의 차이점은?

“프랑스와 한국은 생각보다 유사한 부분이 많다. 두 나라는 풍부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포함한 많은 가치를 공유한다. 경제 규모도 비슷하고 혁신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BNP파리바에 있어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한국은 프랑스와 여러 부분에서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수출이 매우 활발한 국가이기 때문에 BNP파리바에 매우 중요한 국가다. 내가 유럽에 있을 때도 한국 고객들과 많은 관계를 맺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 BNP파리바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유동성과 최첨단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와 금융 니즈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BNP파리바는 ESG 금융을 중시하는데, 한국의 경제 발전 방향과 ESG 주제와 관련된 BNP파리바의 전략이 일치한다. 한국에서 우리의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해 나갈 미래가 기대된다.”

도로테 레가조니 BNP파리바 한국 대표가 서울 중구 퇴계로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상훈 기자

-한국의 경제와 금리 인하 시점은 어떻게 보나.

“한국은행은 매파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 5월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데 대해 국내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를 토대로 BNP파리바는 한국은행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8월과 10월 사이로 본다.

올해 한국은 수출 회복을 중심으로 성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분기별 성장률은 건설 투자 감소와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인해 2분기부터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BNP파리바는 2024년 한국의 GDP 성장 전망을 기존의 0.6%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미국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는 연준이 12월이나 돼야 첫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11월 진행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전망을 높이는 결과가 나온다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지연할 수 있다. 다만 그전에라도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했다는 지표가 나온다면 연준은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 우리는 내년 말 미국 기준금리가 4.25%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연준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7회 연속으로 금리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2~3회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1회 이하가 유력한 상황이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이 다소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국은 기술이 매우 발달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와 감독 당국이 핀테크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외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중요한 국가다. 이런 잠재력을 해외에 알리고 고객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또한 지속 가능한 금융 분야에서 BNP파리바의 리더십 위치를 활용해 우리 고객과 한국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 지난해 말 기준 BNP파리바는 녹색 채권 발행 부문에서 2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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