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대선 Q&A] 돌풍 일으킨 '무명' 개혁파 정치인 당선될까

김동호 2024. 7.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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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5일(현지시간) 대통령 보궐선거의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중도·개혁파 정치인 마수드 페제시키안(70) 마즐리스(의회) 의원이 지난달 28일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2위인 보수 강경파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과 맞붙어 최종 당선자를 가리게 됐다.

이번 결선 투표의 배경과 전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이란이 갑자기 보궐선거를 치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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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결선 진출한 개혁파 페제시키안(오른쪽), 잘릴리 후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에서 5일(현지시간) 대통령 보궐선거의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중도·개혁파 정치인 마수드 페제시키안(70) 마즐리스(의회) 의원이 지난달 28일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2위인 보수 강경파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과 맞붙어 최종 당선자를 가리게 됐다.

이번 결선 투표의 배경과 전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이란이 갑자기 보궐선거를 치르는 이유는.

▲ 2021년 8월 취임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헬기 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뒤를 이을 인물로 꼽히던 라이시 전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를 타고 타브리즈 지역으로 향하다가 돌아오다가 산악지대에 헬기가 추락하면서 변을 당했다. 이란 헌법은 대통령 유고시 50일 이내 보궐선거를 통해 직선제로 차기 대통령을 뽑도록 규정한다. 지금은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이 행정부 수반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손 들어 보이는 페제시키안 3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운동장에서 열린 선거운동 집회에서 페제시키안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란 대선은 어떻게 치러지나.

▲ 직선제로 뽑는 이란 대통령은 내각을 이끄는 정부 수반이지만 최고지도자에 이은 국내 권력서열 2위다.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은 1번만 가능하지만 중임 제한은 없어 2번째 임기를 마치고 수년 뒤 재출마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단위 선거에 감독 권한이 있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출마 희망자들의 신청을 받아 후보 자격을 심사한다. 이번 대선에는 총 80명이 출마를 신청했지만, 후보로 승인된 사람은 6명뿐이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을 놓고 결선을 치르게 된다. 이란 시민은 만 18세 이상이면 투표권을 가지며, 이번 대선의 유권자는 약 6천100만명이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번 보궐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4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 1차 투표 결과는

▲ 선거일 직전 보수파 후보 2명이 진영 표 결집을 호소하며 사퇴하는 바람에 남은 후보 4명을 두고 1차 투표가 이뤄졌다. 이 중 유일한 개혁 성향 후보인 페제시키안 후보가 1차 투표에서 44.4%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보수파 후보 중에서는 과거 핵 협상 대표를 지내며 유명해진 잘릴리 후보가 40.3%로 2위였다. 애초 보수 진영의 유력 후보로 평가받았던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4.3%로 3위에 그쳤고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 전 법무장관은 0.9%로 4위였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페제시키안과 잘릴리가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1차 투표율은 최종 39.9%로 집계돼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 공화국이 세워진 이래 대선과 총선을 통틀어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손 흔드는 잘릴리 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선거운동 집회에서 잘릴리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무명에 가까웠던 페제시키안이 '이변'을 일으킨 배경은.

▲ 2001∼2005년 온건 성향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아래에서 보건장관을 지낸 5선의 마즐리스(의회) 의원이다. 앞서 헌법수호위원회가 승인한 후보 6명 중 유일한 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해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층이 무명에 가까웠던 그를 '구색 갖추기'로 포함시켰다는 해석이 나왔다. 2018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파기 후 심화한 경제 제재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서방과 관계를 개선하고 대표적인 통제 정책인 히잡 단속을 완화한다는 공약을 내세운 그에게 생활고에 지치고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 '하메네이 충성파'로 평가받는 잘릴리는.

▲ 2005년 대서방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에서 유럽·미국 담당 외무차관으로 발탁됐고, 2007년과 2013년 이란 핵 협상 대표로 서방과 대치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 참전했다가 크게 다치면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 '살아있는 순교자'로 불린다. 그는 선거전에서 자신이 라이시 전 대통령의 과업을 이어갈 후계자임을 내세웠으나 결선 진출 후에는 젊은 층을 겨냥해 인터넷 속도를 50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실용적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투표소가 마련된 수도 테헤란의 모스크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1차 투표일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테헤란의 호세이니예 에르샤드 이슬람사원에 유권자들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 결선 판세는.

▲ '깜짝' 1위에 오른 페제시키안은 유권자들을 최대한 더 많이 투표장으로 불러와야만 승산이 있다. 1차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찍은 점을 고려하면 정치에 냉담해진 이란 시민들의 투표 참여가 얼마만큼 올라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회의론과 페제시키안의 선전으로 기대심리가 살아난 '샤이 개혁파' 지지층이 투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다. 잘릴리는 1차 투표에서 3명으로 나뉘었던 보수 표심을 결집한다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3위였던 갈리바프의 표를 최대한 많이 끌어와야만 한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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