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자 노마드, 직투(直投)의 시대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2024. 7.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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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SNS 등을 보다 보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아마존 등과 같은 해외직구를 홍보하는 화면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전통적으로 기관투자가 등 소위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해외 투자의 세계는 이제 개인들에게 활짝 열렸다.

바야흐로 높은 수익을 좇아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 노마드, 직투(直投)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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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SNS 등을 보다 보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아마존 등과 같은 해외직구를 홍보하는 화면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그야말로 직구(直購)의 시대라 할만하다. 기술의 발전과 유통의 혁신으로 촉발된 시대의 변화다.

이러한 모습은 외화증권 투자에서도 확연하다. 전통적으로 기관투자가 등 소위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해외 투자의 세계는 이제 개인들에게 활짝 열렸다. 수많은 유튜브 채널과 투자 관련 서적들을 통해 전문가 뺨치는 투자지식으로 중무장한 개인투자자들이 서학개미 군단을 형성해 전 세계 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다. 바야흐로 높은 수익을 좇아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 노마드, 직투(直投)의 시대다.

전통적으로 국제증권시장은 간접투자가 보편적이다. 시차, 정보비대칭성, 환전, 그리고 금융중개기관들의 개입에 따른 높은 거래비용 등으로 인해 소액으로 투자하는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엔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대다수 나라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간접투자 방식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투자의 민족, 대한민국은 예외다. 일반투자자들은 국내 시장 투자와 비슷한 편의성 속에 해외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낮에는 국내 시장, 밤에는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주동야서(晝東夜西)의 생활이 낯설지 않은지 오래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 역시 기술의 발전과 유통의 혁신이다.

30년 전인 1994년 7월,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일반투자자들의 외화증권 직접투자를 허용했다. 그러나 초창기 투자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1994년 18만달러였던 외화증권 투자 규모는 1998년에 들어서야 처음 10억달러에 이르렀고, 2005년에야 비로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 후로 한동안은 100억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뿐 뚜렷한 증가세는 없었다.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여전히 시장의 문턱은 높았고, 외화증권 투자는 기관 위주의 외화채권 거래 시장이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예탁결제원과 증권사들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미국 주식 HTS서비스(2002년), SWIFT 메시지 도입(2006년), 일중매매 결제 서비스(2008년), 결제자금 신용공여 서비스(2009년), 외화증권 대여 서비스(2018년), 해외 주식 소수단위거래 지원 서비스(2021년), 미국 T+1일 결제 대응(2024년) 등을 차례차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동시에 국제간 결제의 원활화를 위한 IT시스템 성능 개선과 메시지 자동화(STP)도 꾸준히 진행했다. 그리하여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어닥친 지금, 외화증권 투자 규모는 1250억달러를 넘어섰다. 30년 전 18만달러에 불과했던 투자 규모가 약 70만배나 증가한 셈이니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노마드 투자자들은 초과수익이 가능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비록 지금은 서학개미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세는 동학개미였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가 확인되면 노마드 투자자들은 다시 동학개미로 변모해 국내 시장을 마음껏 뛰어다닐 것이다. 한국과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치열한 투자의 전투에서 들려올 노마드 투자자들의 승전보를 기대한다.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사진제공=예탁원.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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