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철, 33년째 야간업소서 숙식 해결 사연 “먹고사는 게 중요”(특종세상)[어제TV]

서유나 2024. 7. 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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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강철의 놀라운 투잡이 공개됐다.

7월 4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42회에서는 '사랑과 전쟁' 불륜 전문 배우 강철의 반전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스스로를 '불륜 배우 1호 박사'라고 표현한 강철은 '사랑과 전쟁'의 단골 출연자. 그는 심지어 길거리나 시장에서도 본인을 '불륜 배우'로 알아본다고 밝혔다. 강철은 '사랑과 전쟁'뿐 아니라 '제5공화국', '롤러코스터',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서도 활약한 바 있었다.

이런 강철의 근황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서울 시내의 한 야간 업소에서 서빙은 물론 각종 허드렛일도 도맡아 하고 있던 것. 약 30년째 야간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강철은 본업은 배우 아니냐는 질문에 "배우여도 먹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냐. 투잡을 하고 있다"며 겸업 중인 사실을 밝혔다.

사실 강철은 해당 야간업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강철은 "아버지 어머니는 품앗이로 남의 집 일도 하시면서 생계를 이어 가셔서 학비를 조달할 수 없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때 집을 나섰다. 갈 곳이 없어 신문사 보급소에 찾아가 먹고 자고 아침에 조간신문을 돌렸다"고 유년기를 회상, 이후 서울에 상경해 숙식을 제공해주는 음악다방에서 DJ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연예인들을 자주 접하며 배우의 꿈을 꾸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러다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 이주일이 출연한 작품 '열 번 찍어도 안 넘어진 사나이'로 데뷔를 하고 연달아 4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고. 하지만 영화 제작에까지 욕심을 냈다가 투자금만 날리고 영화가 엎어지며 그의 인생을 역경에 처했다.

강철은 "제가 한 5년 동안 영화계를 잠시 떠났다. 닥치는 대로 손수레도 끌고 운전도 하고 공사장 일도 다니고 남의 집 가서 일도 해 보고 정말 먹는 것도 못 먹고 피눈물 나게 살았다. 그 생활을 5년 하니까 돈이 조금 모여 지금 하고 있는 야간업소를 30년 전에 차렸다"고 밝혔다. 배우와 야간업소 사장 겸업을 하며 야간업소에 달린 작은 창고에서 숙식까지 해결한 지가 벌써 33년째였다.

한때는 직원 수만 20명 가까이 됐던 야간업소였지만 강철은 지금은 직원을 최소한으로만 두고 웬만한 건 직접 하려고 한다며 "코로나19 끝나고 영업이 너무 저하되어 있다. (매출이) 거의 바닥이다. 모든 걸 제가 안 하면 안 되는 판국"이라고 토로했다.

이후 야간업소에는 미모의 아내 황명순 씨가 방문했다. 아내가 얘기를 청하자 긴장한 강철은 "얼굴이 별로 밝지가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고, 아내는 "이제 나이가 있지 않냐. 가게도 관둘 때가 됐다. 술장사해서 돈 번 거 있냐. 돈 벌어다 준 거 하나도 없다. 돈 생기면 노래한다고, 영화 한다고 없앴다. 여태 (경제적) 생활은 내가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강철은 이에 "그래도 내가 가게를 그만두기엔 서글프다. 좀 더 기다려 보라. 당신 내가 좋은 차 타게 해주고 장사가 잘 되면 업고 다니고 당신 가고 싶은 대로 여행 다 보내 주고 돈도 그냥 가져다줄 테니까 믿어보라. 자꾸 그렇게 남자가 하는 일에 (신경을 쓰냐)"고 큰소리쳤다.

사실 강철은 주변의 어려운 선배들을 돕고 있었다. 강철은 "내가 배우에 한이 맺힌다. 내가 힘들게 살았는데 우리 선배들, 동료 배우들 이 판국이 얼마나 어렵겠냐. 그래서 이 공간에 선배들 모셔다가 노래, 연기 시키고 식사도 대접하는 게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강철이 마음이 약해 "용돈도 많이 못 쓰는데 절약해서 그분들 교통비, 용돈 드린다"고 덧붙였다.

3일간 야간업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강철은 오랜만에 집에 돌아갔다. 그러곤 집안일을 손수하며 공처가 모드로 변신했다. 아내는 모처럼 귀가한 강철을 위해 맛있는 한상을 잔뜩 차려주고도 "당신도 이제 선후배 그만 챙기고 나를 좀 챙기라"고 투정했다.

그럼에도 강철은 "내가 그래도 거의 없어지는 추세인 야간업소를 잘 유지하고 원로 선배들 불러서 무대에 세워 노래하면 손님들 박수치고 좋아하잖나. 나는 지금도 에너지가 한 30% 살아있다. 난 조금 더 할 거다"라고 고집을 드러냈다. 그래도 "이렇게 부족한 사람 이해해주고 살아줘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고 아내 역시 "강철 사랑해"라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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