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가이드라인 내주 발표…현장 "체계화된 의대 교육 차질 예상"

이유진 기자 2024. 7. 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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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다음 주 중 의대생 유급 방지를 위한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더라도 정상적인 학사 운영엔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종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주 중으로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1학기 의대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대다수 대학들은 현재 '학년제'로 전환해 학생들이 2학기라도 복귀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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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제' 특성상 수업 한 번에 몰아 듣기 어려운 구조
"기초의학부터 시작해 벽돌처럼 쌓여야…비정상적 상황"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교육부가 다음 주 중 의대생 유급 방지를 위한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더라도 정상적인 학사 운영엔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학기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고육지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서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종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주 중으로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현행 2학기제의 3학기제 전환처럼 추가 학기를 운영하거나 미 이수한 일부 과목만 수강해도 진급할 수 있도록 해 집단 유급을 막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비상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더라도 "체계적으로 설계된 의대 교육 과정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교육 정상화가 이뤄지긴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초 의학 과목부터 시작해 단계별 지식이 쌓이는 의대 수업 과정 특성상 1학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 수업 진도를 무리하게 다 진행하기엔 시간과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의대 학사과정은 여러 전공과목을 나눠 동시에 듣는 일반 단과대학 학과들과는 조금 다르다. 기초의학과 해부학 등 한 과목을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배운 다음 진도로 넘어가는 '블록제'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육부가 학기제에서 학년제로 검토해 수업을 몰아서 진행할 수 있게 되더라도 한 학년의 수업 과정을 모두 진행하고 학생들이 이를 이수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블록제에선 각 학년의 강의 과정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어 학사 과정에 큰 변화를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종태 인제대 의대 교수는 "의대 교육 과정은 기초의학부터 시작해 점점 복잡한 과목으로 연계해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올라가는 구조인데 흐트러지게 되는 것"이라며 "체계적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이 비정상적이게 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부도 정상이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해서 '비상' 운영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 의대 교수 역시 "의대 수업 자체가 해부학 등 실습수업이 많다"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몰아서 수업을 진행하기조차 힘들고,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따라오기 어렵다"고 짚었다.

1학기 의대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대다수 대학들은 현재 '학년제'로 전환해 학생들이 2학기라도 복귀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의대가 있는 지방의 한 사립대 총장은 "많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학년제 전환을 준비 중인 분위기"라며 "아직 학생들의 복귀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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