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이겨낼 신품종 심어 대구사과 명맥 이어갈 것”

김다정 기자 2024. 7.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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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0년은 더 사과를 키울 겁니다. 두고 보세요. 제 아이도 경북에서 사과를 키울 수 있을 거예요."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에서 대구·경북이 더이상 '사과 주산지'의 명성을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대구 군위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최광진(47)씨는 이렇게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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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과수지도를 바꾸다] (중) 고군분투하는 농가
착색 부담없고 조기수확 가능한
‘골든볼’ 등 적극 식재해 위기대응
군위군, 전문생산단지 조성 추진
선도농 중심 새 재배기술 확립 중
대구 군위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최광진씨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품종을 살펴보고 있다.

“앞으로 30년은 더 사과를 키울 겁니다. 두고 보세요. 제 아이도 경북에서 사과를 키울 수 있을 거예요.”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에서 대구·경북이 더이상 ‘사과 주산지’의 명성을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대구 군위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최광진(47)씨는 이렇게 자신했다. ‘대구 사과’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가 이렇게 자신하는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대구·경북엔 사과 재배 노하우를 축적한 농가들이 포진해 있다. 50년 이상 사과를 재배한 ‘달인’들이 옆집에 사는 경우가 허다해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농진청의 사과연구센터(구 사과연구소)도 군위군에 있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용이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민관의 공조가 활발하다는 점을 보더라도 대구 사과가 명맥을 이어갈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저만 해도 ‘후지’ 사과 일색에서 벗어나 ‘썸머킹’ ‘시나노골드’ ‘골든볼’ 등 다양한 품종을 새로 식재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관(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온 변화에 적응을 잘하는 품종으로 갱신하거나 과원을 조성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기후변화 대응 품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고온을 잘 견디는 품종 ▲착색이 필요 없는 품종이 그것이다.

군위군은 그중에서도 착색이 필요 없는 노란 사과인 ‘골든볼’의 식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기온 상승으로 낮 기온은 물론 밤 기온도 높아지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과의 과피가 빨갛게 변하는 ‘착색’이 어려워진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군위군은 올해부터 농진청과 협력해 ‘골든볼’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해 2029년까지 재배면적을 10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사과농가를 대상으로 한 재배 교육도 하고 있다. 군위군은 200농가까지 전문생산단지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씨는 “관심을 갖는 농가는 많지만 묘목을 구하기가 어려워 갱신을 못하고 있을 정도로 ‘골든볼’에 기대를 많이 거는 분위기”라며 “아직은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소비자에게 알려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골든볼’ 재배농가들은 이 품종이 지닌 장점으로 ▲조기 수확 가능 ▲당·산 조화 우수 ▲조생종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보구력(저장 기간) ▲착색에 대한 부담 없음 등을 꼽았다.

경북 최초의 사과 명장이자 3대째 사과를 재배하는 홍성일(69)씨 역시 ‘골든볼’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뛰어난 품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사과를 키웠는데, 현재 사과농가에 기후변화가 가장 큰 위기 요인”이라면서도 “착색이 필요 없고 맛이 뛰어난 품종으로 갱신하는 것은 우리 지역 사과농가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 충분한 재배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점은 문제다.

홍씨는 “선도 농가를 중심으로 품종의 단점을 보완할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연구기관과 지자체·농가가 함께 힘을 합쳐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 사과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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