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강남 재건축 덮친 '유찰 공포'… 방배15구역은

김창성 기자 2024. 7. 5.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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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8가구 대단지 정비사업 시동… 삼성·대우·포스코·HDC현산 등 관심
3.3㎡당 공사비 함구… 인근 방배7구역 시공사 유찰 불길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조합이 이달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방배15구역 전경. /사진=김창성 기자
"입지 조건이 뛰어난 방배15구역 재건축의 성공을 확신합니다."

김석근 방배15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에 건설업체들이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조차 발을 빼며 선별 수주에 돌입했지만 3박자 인프라(교통·교육·편의시설)를 갖춘 방배15구역의 미래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조합장은 이달 말 시공사 대상 현장설명회 진행을 앞두고 이 같은 자신감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2개 환승역 인접한 '교통 입지' 장점


방배15구역은 서울지하철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과 4·7호선 환승역 이수역 사이에 위치한다. 구역 형태가 남·북 약 600m, 동·서 약 150m로 구성돼 폭이 좁고 길이가 긴 형태의 사업지다.

사업지 일부에 약간의 언덕이 있지만 대체로 평지이고 구역 어느 지점에서든 사당역과 이수역까지 도보 1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교통 여건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방배동 일대가 전통 부촌인 만큼 교육 여건이 우수하고 반포·강남 일대 편의시설 이용도 용이해 이른바 '3박자 인프라'가 탄탄한 입지로 평가된다.

방배15구역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빌라) 등이 주를 이뤘지만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각종 기반시설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교통·학군·편의시설에 도구머리공원이라는 숲세권 입지를 갖춰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며 "방배동 최고의 대장주 아파트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연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조합이 이달 말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뒤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은 방배15구역 주택가. /사진=김창성 기자
현재 방배15구역 재건축에 관심을 보이는 대형 건설업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김 조합장은 건설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인건비 상승, 공사비 증액 문제로 정비사업 분위기가 위축됐지만 방배15구역은 위치와 기반 여건이 뛰어나 사업성이 우수한 만큼 대형 건설업체의 관심이 경쟁 입찰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조합장은 "온라인 채널로 조합원들을 접촉해 불법 홍보에 나선 건설업체가 있어 채널 폐쇄와 주의를 당부했다"면서 "조합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없고 동의율이 97%로 사업 리스크가 낮은 점도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실망 가득했던 강남권 재건축, 방배15구역은?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은 흥행보증수표였다. 조합의 표를 얻기 위해 시공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져 때로는 비방과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조합의 지위가 높아 시공사는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맞추려고 애를 써야 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업체는 삼성물산·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사진은 방배15구역의 주택가. /사진=김창성 기자
하지만 분위기가 반전된 건 공사원가 급등 때문이다. 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고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곳곳에서 터지자 공사 수주를 회피하는 시공사들이 늘며 정비사업을 대하는 태도마저 변했다.

과거에는 강남이라는 상징성만으로 입찰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근에는 유찰이 거듭되고 시공사들이 단독 입찰을 담합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따라서 관건은 공사비 규모가 될 전망이다. 사업 규모에서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인근 방배7구역은 지난 4월 3.3㎡당 공사비 957만원, 총 1772억원을 제시하고도 시공사 선정에 고배를 마셨다.

방배7구역 재건축조합은 재공고를 냈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업체가 다수 참석했다. 정작 본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조합이 사업 흥행을 확신한다. 사진은 방배15구역 조합 사무실. /사진=김창성 기자
방배7구역은 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 인근에 있어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았지만 총 316가구의 소규모 단지로 사업성이 높지 않다.

방배15구역 조합이 제시할 공사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김 조합장은 방배15구역의 공사비에 대해 공개를 꺼리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장설명회가 눈앞이지만 막판까지 고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조합장은 "3.3㎡당 공사비를 공개할 순 없지만 조합원들이 공사비 증액 없는 계약서 작성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배15구역은 8만4934㎡에 이르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528-3번지 일대 노후 주택가 밀집 지역을 지하 3층~지상 25층, 1688가구(임대 310가구 포함) 아파트 19개동으로 탈바꿈하는 정비사업이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60㎡ 이하 433가구 ▲60㎡ 초과~85㎡ 이하 808가구 ▲85㎡ 초과 137가구이며 조합원분 855가구, 일반분양은 523가구이다. 임대의 경우 50㎡ 초과 면적에 310가구가 배정됐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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