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이번엔 모녀 측에…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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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앞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손을 들어줬던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측으로 합류하면서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이자 그룹의 핵심인 한미약품 이사회를 송 회장 측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실질 경영권은 송 회장 측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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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측, 우호지분 합쳐 48% 확보… 형제 측 “공시전 통보없어” 반발
경영권 분쟁에 주가 한때 13% 급등
4일 법조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6.5%(444만4187주)를 사들이기로 한 데 이어, 세 사람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송 회장 측은 48.19%의 지분을 확보해 임 씨 형제 측 우호 지분(29.07%)을 크게 앞서게 됐다.
송 회장 측은 임시 주주총회을 열어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 씨 형제 측 인사 5명, 송 회장 측 인사 5명으로, 양측의 이사 수가 같아진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이자 그룹의 핵심인 한미약품 이사회를 송 회장 측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실질 경영권은 송 회장 측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회장은 이번 거래로 1500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해 남은 1000억 원대의 잔여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임 부회장도 200억 원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기 때문에 상속세 납부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 ‘키맨’ 신동국 “전문 경영인 선임해 경영 정상화”
신 회장은 송 회장 모녀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이사회 진입을 통해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동창으로 각별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회사 창업 이후부터 꾸준히 사모은 주식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천억 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신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회사 가치를 높이겠다”며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회사가 정상적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임 씨 형제가 주총 전에 약속했던 투자 유치 등이 이뤄지지 않자 송 회장 측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주총 이후 임 씨 형제가 회사 경영 과정에서 신 회장을 소외시킨 것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임 씨 형제와 주총 이후) 교류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IB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송 회장 측 손을 잡은 배경에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공동 의결권 행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 회장은 송 회장 측으로부터 우선매수권과 동반매각참여권을 얻어냈다. 지분 매각 시 서로의 지분을 우선해서 사주거나, 매각할 때 같이 파는 권리를 확보한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통해 신 회장의 지분도 경영권 지분으로 사실상 인정받은 셈”이라며 “경영권 지분은 통상 주가보다 30% 이상 높게 거래된다”고 말했다.
임 씨 형제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분 거래 공시 전에 이사진인 자신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있는지 법적 검토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임 이사는 “귀국 일정을 앞당겨 신 회장을 만나겠다”고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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