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슈트처럼… 한복 입으니 초능력 생기는 느낌”

이호재 기자 2024. 7. 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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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개봉 ‘데드풀과 울버린’… 레이놀즈-잭맨 방한 간담회
데드풀과 울버린의 ‘상반된 케미’… 잇단 흥행 실패 MCU 구할지 주목
두 배우, 고척돔 찾아 프로야구 관람… “젓가락 든 모습, 울버린의 클로 같아”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휴 잭맨(왼쪽)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선물로 받은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야구 관람 중에 앞에 있는 한국분이 젓가락으로 도시락을 드시더라고요. 젓가락을 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울버린의 ‘클로’(칼날이 여러 개 달린 무기) 같았습니다. 하하.”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야구 경기를 관람한 라이언 레이놀즈, 숀 레비, 휴 잭맨(왼쪽부터). 사진 출처 레이놀즈 SNS
호주 출신 배우 휴 잭맨(56)은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기자간담회에서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 소감을 묻자 자신이 맡은 역인 ‘울버린’답게 농담을 던진 것. 한국에서 ‘남자 중의 남자’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잭맨이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6번째다. 라이언 레이놀즈(47)는 잭맨과 함께 한복을 선물로 받고 몸에 걸친 뒤 “데드풀 슈트를 입으면 초능력이 생기는 것만 같은데 한복을 입으니 비슷한 느낌이 든다”며 해맑게 웃었다.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왼쪽)과 울버린(휴 잭맨)의 우정을 그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4일 개봉하는 신작은 데드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전편인 ‘데드풀’(2016년)과 ‘데드풀 2’(2018년)는 국내에서 각각 332만 명과 37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번 작품은 히어로에서 은퇴해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어려움에 처하자, 정반대 성격의 울버린을 찾아가 힘을 합치는 내용의 ‘버디 무비’다. 시종일관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데드풀과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의 울버린이 만나는 ‘상반된 케미’에 제작 초반 우려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데드풀 역의 레이놀즈는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6년이 순탄하진 않았다”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엑스맨의 세계관을 합치는 방식에 대해 마블과 장시간 토론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내 확신을 밀고 나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숀 레비 감독은 “액션, 유머, 감동을 선사하는 여름에 딱 맞는 블록버스터”라며 “갈등으로 시작해 연대로 발전해 가는 우정 이야기를 우리 세 사람이 힘을 합쳐 그려냈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신작이 디즈니 MCU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배우 박서준 등이 출연한 영화 ‘더 마블스’가 지난해 11월 개봉했지만 국내 관객 수가 69만 명에 그치는 등 MCU 작품들이 최근 연달아 흥행에 참패하고 있기 때문. 데드풀과 엑스맨이 만나 반전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레이놀즈는 “마블 영화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안다”며 “우리가 추구해온 것은 전 세계 관객에게 즐거움과 용기를 선사하는 일”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는 영화에서 데드풀 연기뿐만 아니라 프로듀서와 작가로도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극 중 ‘내가 마블의 예수님이야(I am Marvel Jesus)’라는 데드풀의 대사에 대해 그는 “아내인 블레이크 라이블리도 이 대사가 (마블의 위기를 의식해) 일부러 쓴 거냐고 묻더라”라며 “마블의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건 알지만 이 대사는 데드풀의 망상이란 차원에서 레비와 함께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작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건 흥행에 부담 요소다. 데드풀 시리즈는 성적 수위가 높은 농담을 내뱉고 피가 낭자하게 흐르는 전투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신작은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한 뒤 내놓은 첫 데드풀 시리즈로, 어린이 관객이 많은 디즈니의 색깔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비는 “디즈니는 처음부터 신작이 기존의 디즈니 작품들과 다를 거라는 걸 이해했다. 영화에 흐르는 피는 ‘데드풀’의 유전자(DNA)”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 배우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레이놀즈는 “평생 야구 경기를 관람한 게 두 번인데 그중 한 번이 어제 본 경기다.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데드풀과 울버린이 용감한 전사인 만큼 한국 최전방에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농을 던졌다. 어찌 됐든 ‘데드풀과 울버린’이 올여름 극장가에서 살아남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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