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슈트처럼… 한복 입으니 초능력 생기는 느낌”
데드풀과 울버린의 ‘상반된 케미’… 잇단 흥행 실패 MCU 구할지 주목
두 배우, 고척돔 찾아 프로야구 관람… “젓가락 든 모습, 울버린의 클로 같아”
“야구 관람 중에 앞에 있는 한국분이 젓가락으로 도시락을 드시더라고요. 젓가락을 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울버린의 ‘클로’(칼날이 여러 개 달린 무기) 같았습니다. 하하.”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데드풀 역의 레이놀즈는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6년이 순탄하진 않았다”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엑스맨의 세계관을 합치는 방식에 대해 마블과 장시간 토론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내 확신을 밀고 나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숀 레비 감독은 “액션, 유머, 감동을 선사하는 여름에 딱 맞는 블록버스터”라며 “갈등으로 시작해 연대로 발전해 가는 우정 이야기를 우리 세 사람이 힘을 합쳐 그려냈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신작이 디즈니 MCU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배우 박서준 등이 출연한 영화 ‘더 마블스’가 지난해 11월 개봉했지만 국내 관객 수가 69만 명에 그치는 등 MCU 작품들이 최근 연달아 흥행에 참패하고 있기 때문. 데드풀과 엑스맨이 만나 반전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레이놀즈는 “마블 영화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안다”며 “우리가 추구해온 것은 전 세계 관객에게 즐거움과 용기를 선사하는 일”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는 영화에서 데드풀 연기뿐만 아니라 프로듀서와 작가로도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극 중 ‘내가 마블의 예수님이야(I am Marvel Jesus)’라는 데드풀의 대사에 대해 그는 “아내인 블레이크 라이블리도 이 대사가 (마블의 위기를 의식해) 일부러 쓴 거냐고 묻더라”라며 “마블의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건 알지만 이 대사는 데드풀의 망상이란 차원에서 레비와 함께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작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건 흥행에 부담 요소다. 데드풀 시리즈는 성적 수위가 높은 농담을 내뱉고 피가 낭자하게 흐르는 전투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신작은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한 뒤 내놓은 첫 데드풀 시리즈로, 어린이 관객이 많은 디즈니의 색깔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비는 “디즈니는 처음부터 신작이 기존의 디즈니 작품들과 다를 거라는 걸 이해했다. 영화에 흐르는 피는 ‘데드풀’의 유전자(DNA)”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 배우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레이놀즈는 “평생 야구 경기를 관람한 게 두 번인데 그중 한 번이 어제 본 경기다.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데드풀과 울버린이 용감한 전사인 만큼 한국 최전방에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농을 던졌다. 어찌 됐든 ‘데드풀과 울버린’이 올여름 극장가에서 살아남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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