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7㎞ 직구 쾅! 45일 만의 1군 등판서 팀 구한 김서현…“자신감 찾으면 차이 크다”[스경x현장]
김서현(20·한화)은 지난 3일 대전 KT전에서 45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당일 김서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한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전 “타이트한 상황만 아니라면, 팬들에게 인사시키겠다”고 김서현 등판을 예고했다.
김서현은 0-3으로 뒤진 8회말 무사 1·2루에 등판했다. 3점 열세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빡빡한 상황이었다. 만약 점수를 더 주면 만회하기 힘들 만큼 격차가 벌어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김 감독은 과감하게 김서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김서현은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위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첫 타자 배정대의 희생 번트 타구가 투수와 포수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졌다. 김서현이 재빨리 잡아 1루로 정확히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았다. 자칫 송구가 빠졌으면 허무하게 실점할 뻔했다.
1사 2·3루에선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김서현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후속 타자 김상수에게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제구는 흔들렸지만, 주무기 빠른 공의 위력은 여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김서현은 이날 직구 6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7㎞, 평균 구속은 154㎞를 찍었다.
김 감독은 하루 뒤인 4일 대전 경기를 앞두고 “점수를 더 주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그럴 땐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필요해 일부러 내봤다”며 “야구는 조그마한 데서 자신감을 찾으면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본인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들어온 김서현에게 “어땠냐”고 물었고, 김서현은 “긴장됐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더는 폼을 고치려 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김서현은 이날도 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주무기 빠른 공을 이용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한화는 분위기를 살려 2-3까지 쫓아갔지만, 아쉽게 패했다.
대전 홈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서현의 이름을 연호하며 크게 반겼다. 특별한 재능임은 분명하다.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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